'정권이 바뀌어서 나라가 잘 돌아간다'는 말부터가 문제

in #kr-politics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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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바뀌는걸 정권이 바뀌었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나라가 잘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부족들 몇 사는 촌락도 아니고 그리 쉽게 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또한 삼권분립의 원리에 따라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나뉘어있는 대한민국에서 행정부만의 변화로 나라가 그리 크게 변할 수도 없고, 그래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그리 잘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논의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보건복지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기존에 산정 특례 제도에 대해 말씀드린 적 있습니다. 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이루어졌던 악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었죠. 해당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1. 환자에게는 너무 불편한 행정절차
  2. 환자, 의사, 약사의 악용에 대한 안정장치 미비
  3. 주먹구구식 사후대책

이렇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정말 불편한 절차를 거쳐 여러번 자기 자신이 환자임을 증명해야합니다. 그토록 불편한 절차를 거친 후에 이를 악용하는건 굉장히 쉽습니다. 가령 약사와 결탁하여 파스를 필요 이상으로 구매한 후 주변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되판 환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스를 산정특례 비급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행정입니까?

이러한 배경 속에 현 대통령이 보건복지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들으면 참 서글픕니다. 십수년간 행정부에서는 한결같이 "확대! 확대! 확대!"만을 외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예산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겁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을 막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보였습니다. 하지만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건 없습니다.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반복하기 않기 위해 어떠한 보완책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잠재울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합니다.

장관의 선택에도 마찬가지로 회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높은 시점에 택한 장관이 보건 전문가가 아니라 심천회 출신이라는 것이 어찌 곱게만 보이겠습니까. 장관의 행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행정부에 바라는건 , 그저 병원들을 나다니며 환자들을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정책의 잠재적 문제점에 대해 드러내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보완책을 제시하는게 진정 국민이 원하며, 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항상 국민은 감시해야합니다. 비판해야 합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정책이라 해도 끊임 없이 면면을 해체하며 문제점을 찾아야합니다. 당장 내가 보기에도 현 정권의 행정정책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짧게는 십수년부터 길게는 수십년간 해당분야에 몸 담은 이들이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 해 계속해서 반복되는게 아닙니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이들은 행동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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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대로 대통령 한 명 바뀌었다고 확 바뀌진 않겠죠. 바뀐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거고요. 그러는 동안 계속 감시하고, 제안하고, 비판하고, 창찬하고 해야죠.

범국민적인 감시가 이루어져야 민주주의는 제대로 기능합니다. 국민 1000명보다 기자 1명을 회유하는게 정치생명에 도움이 되는 민주주의의 실태는 왕정에나 들어맞을 '정권'이라는 표현에서 여실히 보여진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최소한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게 국민이니까요.

감사합니다. 본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몇 사람의 노력으로 바뀔 문제가 아닙니다. 범국민적으로 계파 구분 없이 모든 정치인을 끊임 없이 의심할 때만이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들어와 글 잘 보았습니다.
kmlee같은 분들이 있음에 우리나라가 조금씩 좋아질거라 믿습니다.
아주 가끔은 비판적 시각과 더불어 긍정적인 측면은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휴... 떠나신 줄 알고 슬펐습니다.

비판점에 대한 보완대책도 세워놓은 상태라면 분명 산정특례 급여대상이 늘어나는건 긍적적입니다. 하지만 문제점을 스스로 밝히고, 그럼에도 보완대책이 있다는걸 알려줘야 국민들이 안심도 되고 정부의 철저함에 더욱 신뢰감도 생기지 않을까요?

의도는 분명 좋습니다.

에고고 죄송합니다.
그동안 말레이시아쪽에 일이 생겨 좀 바쁘기도 했지만
게으름증이 생겨 좀 놀았답니다.^^
가끔 잠수 타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kmlee님의 얘기대로 정책이 마련되고 시행된다면 정말 좋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시행은 해야 된다면 문제점을 밝혀 혼란을 이야기시킬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계란의 살충제 문제도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대책을 미리 세우는 것이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 생각합니다.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그런것 같아요.
우리가 아직 인지 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분명 있을텐데 그 문제점을 대책없이 밝히는건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 될테니까요..
하여간 이렇게 우리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같이 고민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생길거라 믿습니다.
kmlee님 같은 분들이 정말 많아졌음 좋겠어요.^^

저는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게 더 큰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어떤 대책을 갖고 있어도 원하는데로 흘러갈 수는 없는게 사람 일입니다. 마냥 잘 풀릴 수 없는 것이라면, 실패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준비하고 보완책에 대해 생각을 모을 기회를 주어야죠. 국민을 대표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지, 왕이 아닙니다. 조금 더 국민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손레오님의 말씀도 타당합니다. 작은 문제도 괴담처럼 퍼져나가 큰 혼란을 불러오기도 했으니까요. 앞으로 국민, 정치인, 언론인의 의식 수준이 계속해서 좋아진다면, 기대해 볼 일이죠.

감사합니다.

네 우린 기대한데로 잘 될거라 믿습니다.

중용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네요.
중용은 이도 저도 아닌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양끝을 알고 중심을 잡는 것이겠지요.
정책에 있어서도 건전한 중용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보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지지하면 지지하는 만큼 더 냉혹한(?)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권이 마음에 든다고 찬양한다는 건, 지난 정권에 했던 과오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국종 교수님 영상이 떠오릅니다.

영광입니다.

정말 웃긴것이 이번 정부의 인사를 보면 '코드인사'라는 말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혁신' '개혁'등을 이유로 외부의 인사를 들인다는 명분을 내세운 인사가 있습니다.

즉, 기존에 그 집단내에서 오래도록 몸담았던 전문가가 아닌 아주 외부적인 인사를 영입해버리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어떤 집단을 바꾸려고 하든간에 그 집단을 잘 알고 오래 몸담고 있어야합니다. 군인권센터가 여러차례 물먹고 비난받는 이유는 센터장이 미필에 병역거부자이기 때문도 있습니다. 잘 알지못하니 극단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아무리 개혁과 혁신을 한다손 치더라도 해당분야를 잘 알지 못하는 인사는 실패에 대한 리스크만 키울 뿐입니다. 아주 작은 모임의 장도 그런식으로 영입하지 않는데 국가를 이끌어나갈 각처의 수장들을 저런식으로 인사단행한다는 것이 저로선 전혀 이해가지 않습니다.

이미 이번 계란파동때 식약처장의 행동으로 만천하에 비전문가인 수장의 말로가 어떤지 들어났지요. 이낙연총리까지 질책하는걸 보면서 대체 저 비전문가로 무슨 혁신과 개혁을 이루어낼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비전문가는 고문이 될 순 있어도 수장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인사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전부 어떤방식으로라도 문대통령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이 아주 불만스러운 대목입니다. 아예 전부 연관없을순 없겠지만 굳이 비전문가를 극렬한 반대속에 앉히고, 하필 그사람이 하나같이 대통령을 예전부터 밀어주던 사람들이라는 것이 마음한켠을 찜찜하게 만들죠.

죽어라고 정권교체했지만 결국 지금 인사들을 보면 데자뷰의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니, 커다란 지지위에 세워졌단 이유로 더 불통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인터넷 기사보시면 아시겠지만 북한수준으로 '무조건 옹호' 댓글들이 기사가 뜬지 얼마지나지 않아 모두 점거해버리고 비판조의 글들엔 무차별 폭격을 행하곤 합니다. 감시, 비판이 얼마나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엔 불만의 목소리도 슬슬 나오고있긴 한걸보니 그게 좀 다행일지도..

잘보았습니다ㅎㅎ

평생에 걸친 인연이라는게 더욱 두렵습니다. 예시로 이용한 심천회 출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부친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은사였으며, 이를 통해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그저 인맥인지, 진정 능력이 있는지는 앞으로 차차 알아가야 할 문제지만, 역시 보건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이토록 높은 시점에 보건전문가가 아닌 복지전문가를 앉혀놓았다는 사실과 노무현 시절에 크게 실패한 보건복지제도를 생각하며 불안함이 가시지 않습니다.

후보들에 대한 불만을 표할 때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우리나라가 왕정도 아니고, 대통령 후보에 엄청난 자격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차악을 찾아야하는걸까요? 내 입장을 대변할 후보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제기능을 잃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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