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을 여는 시, 유계영의 ‘생활의 발견’
생활의 발견
유계영
너는 영원을 믿어서 난처한 사람
불편한 믿음을 간직한 사람
천사의 왼 다리를 우려 마시면
지긋지긋한 수족냉증도
영운토록 따뜻해질 거라 믿는
순진무구한 팔다리로
영원히 우족탕이나 휘저을 사람
오래된 공책의 측면처럼 입 벌린 어둠으로
너는 쏟아진다
커피 자판기가 되는 꿈을 꾸다가
버스 종점에서 우두커니 깨어난다
너는 운동화 속 돌멩이처럼
점차 또렷해지는 불편을 느낀다
때때로 태어나던 장면을 기억해내기도 한다
가짜 진주알로 만든 천사의 의치 속에서
쨍그랑 깨지는 말실수
이마 위로 쏟아진 앞머리를 쓸어올리면서 너는
그렇다고 아무거나 교양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라고 말한다
유계영의 시집 '온갖 것들의 낮'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절대로 살면 사는대로, 죽으면 죽는 대로 흐르지는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마다 삶을 인지하는 그 감각이 다른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고, 그 중에서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 느낀다.
시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시를 읽을 때 나의 법칙이라면 절대 어디서 한 장의 시만 읽지 않고 시 집을 째로 읽는다. 여러 시들이 놓여진 배열이 나름의 고민의 결과일 테고 나름의 유기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시집으로는 유계영을 선택했다. 한강의 저녁~서랍 을 구하지 못하여서 대타급으로 샀는데 그럭저럭 좋다.
마음의 여백이 필요한 시간이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나에게 더이상 만나지 않을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는 것도 어려웠고,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과 살가운 척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 이제 오늘로 실습이 끝나면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지.
(아침을 여는 시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저는 @newbijohn님의 희생자니까 대문은 요 삼겹살로..)
인간관계 참 어려워요..
삽겹살은 아침에 먹는거 아니에여? 완전 잘 어울리는대염+_+?? ㅋㅋㅋㅋㅋㅋ
시가 썡뚱 맞으면서 뭔가 빨려 들어가네요 ,,,,
가끔 @piggypet님께서 제 글에 넌지시 마음을 보이고 갈 때가 있었는데, 저와 같이 인간관계를 어려워하셨군요.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좋은 시간이지요. 맛있는 삼겹살 드시면서 기력을 회복하시길...(?)
한강도 좋지만 들려주신 이 시도 참 좋네요 :)
그리고 오늘 오전에 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를 해야만 꼭 힘들거나 스트레스 받는 건 아니라고...
그런데 하물며 관계하고 일 하는 것이 어떻게 새롭고 즐겁기만 할까요 ㅎㅎㅎ
우리들 토닥토닥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무슨 애착인지 끝내 끊어내지 못하는 일상의 정서네요..ㅎ
실습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ㅠㅠ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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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실습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