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소설] 5분 - 1편

in #kr-pen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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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은 방금 K의 장례를 치뤘다. M의 나이는 올해 아흔 여덟이었다. 두 다리에는 인공관절이, 두 눈에는 인공수정체가 박혀 있고 보청기가 없으면 누군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지 않으면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귀가 먹은 상태였다.
  M에게도 좋은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사랑을 하기에는 너무 늙어버렸다고 스스로 느꼈다. M은 절망했다. 원망할 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M과 K는 60년을 함께 했다. K는 심장마비로 죽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M역시 죽음을 맞이할 것은 자명했다.


  K가 죽은 후 매일 밤 M의 꿈은 K와의 추억이 변주되었다. K는 아름다운 20대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고 어느 날은 50대의 모습으로, 그리고 한 번도 본적이 없는 10대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K는 코코샤넬처럼 우아한 자태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었다. M은 K의 얼굴을 만져보기 위해 허공에 손을 뻗었다. 낮에는 가끔 옷장을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K의 코트가 줄지어 걸려있었다. M은 마주할 사람 없이 아침을 먹고 홀로 잠자리에 들었다. 때때로 얼굴의 패인 주름을 따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 달이 흘러갔다. 어느 날 M은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과 스팀, 스팀달러를 모두 처분하고 이제 막 베타테스트를 끝내고 고객을 유치중인 시간여행회사에 찾아갔다.


  여행사 직원은 M을 맞이했다. 직원은 M이 제시한 적지 않은 금액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고객님, 애석하게도 이 금액으로는 5분간만 원하는 과거를 여행할 수 있습니다. 스모크라는 물질이 시간여행에 꼭 필요한데, 이 물질의 추출비용이 높아서 그렇습니다. 지금 다른 공정에 의한 추출이 임상실험 중입니다. 혹시 이 방법이 성공하면 1년 후에는 여행비용이 많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하시겠어요?"
  M은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그러자 직원은 "정확한 시간을 입력해야하니까 시간과 장소를 먼저 정해주세요" 라고 말했다.
  M은 고심했다. 정확한 시간이라... 참으로 애매모호했다. M은 K의 빛바랜 여행수첩에 접혀있는 부분을 펼쳤다.
  "아! 여기 있군요. 2007년 6월 14일 낮 12시의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라 뒤레 앞으로 갑시다. K는 그 시간에 하필이면 지갑을 도둑맞았죠. 좋아하는 타르트를 사먹지 못해서 이 가게 앞에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서성대고 있을 겁니다."
  직원은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 아, 그러세요? 고객님, 이 기계의 오차는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더라도 그것은 고객님이 지정한 시간과 장소의 오류로 일어나는 일이니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약관을 읽어보시고 서명해 주세요."
  드디어 M은 배정받은 캡슐안으로 들어갔다. 유럽연합이 붕괴된 후 폐기되었기때문에 어렵게 구한 10유로짜리 지폐를 만지작거리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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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그 시간으로 가서 5분동안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쏠메이트님 반갑습니다^^
5분이라는 시간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참 어렵네요.

아아.. 유럽연합은 결국 망했군요ㅠㅠ 픽사의 UP처럼 애잔한 느낌의 이야기네요. 다음 편이 몹시 기다려집니다!

전 독거노인 컴플렉스가 있어서 업 초반부에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업 초반부는 지금도 볼 때마다 울어요^^;

처음부터 읽어봐야 이해가되겠네요 지금 당장은 못읽지만 꼭 읽어볼게요!!

스맛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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