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시절의 단상

in #kr-pen7 years ago (edited)

기억.jpg

안녕하세요. 라나입니다.
오늘은 여러 지인분들의 글을 읽어보고 제 과거의 단상들을 꺼내봤어요.
과거 무슨일이 일어났었는지 세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그 기록을 하나씩 꺼낸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사실 이 그림은 제가 스팀잇을 접하고 처음으로 $0.07의 수익을 선물해준 그림이에요.
지금 이야기를 하는 시점에 이 그림이 제 단상의 이미지와 비슷한듯 하여 부끄럽게도 다시 올려봅니다. 제가 애정하는 그림이기도 하구요. 지금은 시부모님 한쪽 벽면에 걸려있는,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된 선물을 드린 그림이기도 합니다. 그림이 흔들려서 조금 흐릿해 보이네요. 죄송합니다.

사실 얼굴까지 알려진 마당에 제 이야기를 글로 전하려는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길바닥에 갑자기 우스운 꼴로 내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아무도 모르는 분들께 내 이야기를 하는곳이 스팀잇이란 공간이었는데 지인분중 스팀잇을 하고 있으면 어쩌나, 날 알아보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듭니다... @myhappycircle님께 생각없이 댓글을 단 것 같아서 죄송한 기분이 들어요... 가입자 분들이 더 많아지기 전에 글을 일찍 터놓으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아이

내가 기억하던 유년시절은 집 한구석에서 종이위에 그림을 그리며 서로 이야기 하듯 놀던 시간들 뿐이다. 그런데 고모에게 우연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7살때의 일화를 듣게 되었다.
한글도 제대로 때지못한 7살짜리 아이가 동화책을 보더니 책에 있던 글을 공책에 옮겨 적고 있었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시던 엄마와 고모 그리고 사촌언니는 이내 모든 동화책의 글을 공책에 옮겨 적는 날 보고 끈기있는 아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난 글을 필사한게 아니다. 글을 그림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정도로 난 그림 그리는게 좋았지만 남들보다 특출나진 않았다.

학습속도가 너무 느렸던 아이

우리 동네엔 내 또래의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왜이리 똑똑한 아이들만 있었던건지 ;;;
초등학교시절 다른 아이들이 곱셈 나눗셈 하고 있을때 나는 덧셈 뺄셈을 겨우겨우 터득했다.
그러다 3학년이 되었을땐 갑지기 뇌가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똑똑해졌다는게 아니라 하나를 설명해주면 하나는 알게 되었다는 소리다.
전에는 하나를 알려주면 하나도 모르던 아이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보통이 되어갔다.

처음으로 내 꿈을 위한 반항

어릴때부터 유독 그림그리기를 좋아한 지라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가 중학교 3학년때였다.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함이란 그저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아빠는 무조건 예고로 가야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신 모양이다. 그때가 고입을 앞둔지 100일 전이었는데 예고 준비를 한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난 그저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은게 전부였다. 사실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었던 이유는 같은 반 중 머리도 좋고 그림도 잘그렸던 반장 덕분이었다. 그 친구는 내가 바라본 시선에선 완벽한 아이였다. 한번은 그 친구의 그림을 보는데 나보다 너무도 잘그려서 순간 너무 샘이났다. 그래서 학원에 다니고 싶었던건데 지금 생각해보니 난 참 단순한 아이었구나 싶다. 그때 부모님께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걸 처음으로 울면서 매달려봤다. 한번도 이런 모습을 보이던 딸이 아닌지라 부모님은 고등학교 진입을 문제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셨다.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미술 경로에 대해 부모님께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자기 딸도 미술 준비한다는 말씀까지 하셨다.
지금 선생님의 딸은 내 베프중 한명이고 선생님은 내 친구의 아버지기도 하시다.
세상에 이런 우연도 있나 싶다. 아! 이 친구는 날 미술의 세계로 인도해준 친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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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유년시절을 정말 화목하게, 행복하게 보내는 친구들을 보면
참 부러웠어요.그치만 어른이 되고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구나를 느끼게 되니...어릴적 많은 일들-좋았던 일이든,힘들었고 슬펐던 일이든 다 의미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흑백그림 중간중간을 물들인 밝은 황토색은 사계절을 겪은 나의 유년시절에 보내는 애정,포옹인가요...? 저는 그렇게 보여서 좋았거든요.:)

저도 그랬어요. 수줍음이 많아서 친구들이 재밌게 지내는 모습만 보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흡수된것 같아요. 미술세계로 인도해준 그 친구 몫도 있었구요.
그만큼 제 주위에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것도 같아요.
세상에 의미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돌캣님과의 대화도 저에겐 의미있는 순간이거든요^^
밝은 황토색은 사실 금색인데 ... 우리내 인생 금빛 향연도 있어야 할것 같아서 ^^ 잘 보셨네요 ^^
우리 금빛 인생 만들어 보아요 ^^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금빛으로 잘 느껴졌습니다.:) 표현을 밝은 황토색으로 썼지만 그림을 보고 느낀 느낌은 독자인 저랑 같네요~ 금빛 향연~~+=+

5장 분량의 편지를 쓰고 불태웠던 마음 조금 알 것 겉습니다. 전 학창시절 수즙음이 많아서 친하고 싶은 아이에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그 아이가 아직도 꿈에 나오거든요. lanaboe님 유년시절 학창시절의 이야기가 그림에 다 녹아있네요.

사실 편지를 어떤 내용을 썼는지 잘 기억이 안나요. 아마 내 변명이랍시고 이러고 싶었다를 구구절절 나열하고 잘 지내라는 말을 쓴것 같은데 정말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고등학생이면 어느정도 머리에 피가 마른 때인데 세상 문물 모른다는 식으로 그 아이를 대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금 들기도 합니다. 저 이야기를 뺄걸 그랬나 싶어요...그나저나 아직도 그아이가 꿈에 나온다니 .. 어떤 사연이 있으셨길래... 저도 수줍음 많던 아이라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제 이야기 잘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감수성이 느껴지며
님에 대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대해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것과
영특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하든 것
그 덕분에 주변에서 걱정을 사기도 하셨다는 걸...

어린 마음에 부모님에게 철없이 굴었기에 지금이라도
더 잘 해드리고 싶다는 점...

이유야 어찌 되었든지 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호소하시는 걸 통해서
자기를 알고 계시다는 점...

완벽에 가까운 친구가
사실은 누구보다도 힘들어했다는 점 등등...

재미있게 잘 보았고
이러한 과정이 있기에 지금의 님이 있게 되었지 않나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사실 저만의 세계를 아직도 파악중이에요. 저란 존재를 파악하면 할수록 몰랐던 제 내면을 발견해서 흠짓 놀랄때가 많아요. ^^;;
부모님께는 정말 죄송한 마음이죠 ㅜㅜ
그래도 처음으로 내가 하고싶다는걸 외쳤던 그 호소가 지금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내가 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구나라고 느낀 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과거를 못벗어 나나봐요.
위로의 말씀 그리고 제 얘기 들어쥬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알던 분은 아니지만 학교 선배가 자살한 후 추모시를 썼던 기억이 있어 슬프네요..

어머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 주변인의 죽음은 이유가 어쨋던 많은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헉 긴 댓글 달았는데 지워졌음요 ㅜㅜ. 자꾸 뺑글뺑글 돌다가 잠깐 포스팅을 벗어났더니 ㅡㅡ

어쨌든 똑같은 댓글은 못쓰겠고 ㅡㅡ; 우리도 엄마니 대못박혔던 엄마의 마음보다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컸을거다라는 말을 ㅋㅋㅋㅋㅋㅋ 다시 쓰려니 웃겨서 ~죄송!!
어릴적 얘기 재미있네요^^ 호기심이 많았던 라나님인듯해요~~
동창분은 너무 안타깝네요. 마음 터놓을 사람이 없었던게 아닐까하는 안타까운 맘이 너무 큽니다 ㅜㅜ

어머 그 긴 댓글 봐야하는데 !! ㅎㅎㅎ 어딜 그리 다녀오신 거에요 ㅎ

하 호기심도 적당히 상황 봐가면서 부렸어야하는데 제가 눈치가 제로입니다 ; ㅠㅠ
그 친구는 그냥 슬픔이었죠.

저도 나름 몇 페이지 나오는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라나님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으셨네요.
힘들고 어려웠던 마음 한구석의그런 기억들이
지금은 깊은 감동을 주는 그림이나 글들로
표현되지 않나 싶어요.
잘 보고 갑니다 ;D
파이팅의 의미로~
블레스_작은거.gif

참 무미건조했던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네요 ^^
그래서 과거의 추억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파이팅 잘 받았어요 ^^ 좋게 봐주시고 감사해요 ㅜㅜ (감동의 눈물)

그림에 홀려서 들어오고 말았어요 ...
그러다가 라나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한 두 문장으로 이에 대해 다 말할 수 없는 느낌이에요... 진솔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씨마님 그림은 언제나 홀리는 그림인데 ^^
씨마님 그림과 이야기 언제나 잘 보고 있어요 ^^ 완전 팬 !!!
그냥 과거의 일이고 추억인데요 뭐.^^ 그때는 참 심각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무덤덤하네요.
그래도 감정기복이 심한지라 이따금씩 생각나기도 하구요... 하 나란 사람 .. ;;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진 마세요 ^^

속시원히 푸시는 모습 정말 보기 좋습니다. ^^
어린 시절부터 많은 일이 있으셨네요. 그 기억들을 담담히 담아내시는 것도 넘 좋습니다.
이 글이 lanaboe님에게 많은 의미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팔로우 하고 종종 찾아뵐게요~~ ^^
그림이 넘 멋지네요 ㅎㅎ 시부모님 넘 좋아하셨겠다. ^^

하... 흑역사가 박제되는 느낌이라 조금 거리끼는 감이 있지만 누구나 이런 역사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법이니까요. ^^ 제 역사가 기록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죠 뭐 ^^
그 당시엔 많은 의미지만 지금은 현재를 살고 있어서 종종 잊어버리기도 해요.
그래도 추억이 된 과거를 들여다 보는건 지금을 살아가는데 디딤돌이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시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어요. ^^

가슴속에 고이 담아두셨던 얘기 조심히 꺼내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_________^

울곰님도 홧팅이에요 ^^
사실 지금은 심각한것도 아닌데 너무 진중하게 생각하진 않으셨음 좋겠어요 ^^
그런거 아니죠 ?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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