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왔다. 그 속에 진짜 '나' 는 존재했을까...

in #kr-pen6 years ago (edited)

image.png

나는 살아왔다.


부모님의 아들로서, 누군가의 형, 동생, 친구 또는 제자로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도 해봤고 형이나 동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스스로를 희생하기도 했다.
때로는 가면을 쓰기도 했고, 그 가면을 너무 오래 쓴 나머지 본래의 내 모습이 어떠한지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나의 삶 속에서 온전히 ‘나’로서 살아온 순간은 얼마나 될까?

흔히들 말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라고.
하지만 나는 주인공 역할만 맡은 배우였을 뿐 감독과 작가는 내가 아니었다. 나는 인생이란 작품의 장르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왔다. 코미디인지 액션인지. 스릴러 혹은 로맨스일지도 모른다. 주인공의 삶은 주인공이 아닌 감독과 작가가 원한 삶이었다. 나는 주인공 역할에 충실한 배우일뿐이었다.


온전한 나


나는 지금껏 세상의 시선과 패러다임에 내 삶을 끼워 맞추고 그들이 정해준 기준으로 나를 판단하며 살아왔다. 누군가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가 그렇게 살아왔다.

왜?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웠고, 남들처럼 살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은 나이, 30이 되어갈 때 즈음에서야 나를 누군가의 아들, 형, 동생이 아닌 온전한 ‘나’로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과거의 내가 모여서 현재의 내가 되고, 현재의 나는 마찬가지로 미래의 내가 될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며 무슨 말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 말한다.

“애썼다. 아들로서,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너 썩 괜찮게 살아왔고 열심히 살아와줘서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너’를 잊고 살아서 참으로 미안하다.”


나만의 색


찬란하지는 않지만 초라하지는 않았다. 빛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색이 바라지는 않았었다. 그저 그렇게, 튀지 않게 모나지 않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의 색을 가지고 싶다.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고 빛나지 않아도 괜찮으니 나만의 물감으로 나를 칠하고 표현하고 싶다.

미래의 나는 찬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싶은 삶,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은 남들이 원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롯이 나를 위한 삶은 항상 두렵고 불안하다.
하지만 막연한 불안감은 겪어보지 못했기에 느끼게 되는 공포일뿐이고, 허상이었던 공포는 마주하는 순간 현실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현실의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What does not destroy me, makes me stronger - 프레드리히 니체‘


나는 살아가겠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항상 아침은 밝아오고 해는 모습을 드러낸다. 햇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여전히 따스하다.
실수하면 어때, 좌절하면 어때. 슬퍼해도 되고 울어도 된다. 남들처럼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특별한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시간동안 나는 ‘나’로서 살아갔을 것이고 더 많은 추억들을 안고 인생을 즐겼을 것이다. 꼭 무언가 결실을 맺어야만 값진 것이 아니라. 그 시간과 인생 그 자체로 충분히 값진 것이 아닐까.

나는 살아가겠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또 다시 미안해하지 않도록, 지금의 나는 ‘나’로서 살아가겠다. 언젠가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돌이켜본다면, 수고했고 고마웠다고 꼭 안아줄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소망한다.

Sort:  

Inspirational! The most common way people give up their power is by thinking they don't have any. We steemians must stand together!

누군가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라는 타이틀로 요즘의 저는 저라는 사람이 사라진 것 같네요

삶 속에서 라는 존재가 잊혀지지않기란 쉬운 일은 아닌듯 합니다.. ㅎ

나라는 사람이 꼭 혼자여야 의미있는 건 아니겠죠? ^^
저도 신랑, 아빠로서 지칠 때도 많지만 또 다른 내 모습도 대견하잖아요?

좋은 말씀이네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변하는데 그 변화된 모습이 대견스럽고 만족스러우면 그건 굉장히 잘살고있다는 거래요. ㅎㅎ
@deepbleu 님은 신랑으로서 아빠로서 훌륭한 삶을 살고 계시네요 ^^

에고 좋은 글 보러 왔다가 오지랖으로 댓글 다는 건 아닐까 했는데 엄마, 아빠에 대한 동지애가 꿈틀해서요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고민은 끝이 없겠죠? 힘들지만 성장이란 과실도 주기에 참 고마운 고민인 것 같아요. 진솔한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지하게 읽어주시고 정성어린 댓글들까지... 제가 느낀 감정을 공유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꾸벅.

이 글을 보고나니 새삼 느끼는건데..
난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던 것 같다.
항상 부족하다고 원망만 했지 정작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오빠랑 비교받고 그랬던게 내면에 계속 자리 잡아있었나보다.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받겠지!
아 새벽감성 터지기 전에 자야겠다..ㅋ
찬이 글 고마워!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지만 나중에 되돌아 보았을때 오늘했던 소망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꾸벅.

인생의 주인공은 나인데, 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걸까요...
그래도 아직 우리는 젊으니 우리만의 unique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보자구요!!!

gi2nee님이 ghdcks10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gi2nee님의 [뻔뻔한스티미언][글보상나눔] 20180427 소모임 글모음 및 보상

...sang hodolbak goodfeelings happylazar summersnow jeongwooyu ghdcks10ladyuhyun hee4552 bji1203 crowsaint pangol zzong81 piljun ms...

목표도 성취도의무도훌훌 다 털어버리고 그냥 님의 삶을 흘러가시길
이벤트당첨자 풀봇드리고갑니다

님의 삶을 흘러가시길...
굉장히 와닿습니다. 감사합니다. 흘러 흘러 흘러가~ ㅎㅎ

roys-market님이 ghdcks10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roys-market님의 [Roys-market] 77회차- 2번마켓 매진! 5월 3일 오픈합니다. 1번 3번 마켓 정상 운영! 보팅으로 스팀달러 페이백 받으세요^^

...heyna crowsaint
yealumilu skuld2000 honeythegreat joenghwa
ghdcks10
  • 스팀달러 지원: 30SBD allpass


  • ...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3665.23
    ETH 2621.19
    USDT 1.00
    SBD 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