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어느 날] 4. 이상적이진 않지만 이거라도 한 번

in #kr-pen6 years ago

1. 허파에 바람든 날
2. 김칫국 들이키던 나날들
3. 헤드헌터에게 그리 적합치 않았던 상품에서 이어집니다.

전편 줄거리
어느날 우연히 헤드헌터에게서 연락을 받아 뉴욕 금융계라는 신세계에 눈을 뜨고 행복한 상상에 즐거워하지만, 시간이 지난 채 아무 소식이 없자 불안감이 커진다. 그래서 그 헤드헌터에게 연락을 취했더니, 기대치 않았던 채용 공고를 하나 받게 되었다...


헤드헌터가 추천해준 채용공고에는 "Data Production Engineer"라는 직함이 붙어있었다. 그 공고의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Key Job Responsibilities include:

Data Collection, Cleansing and Processing
Design, development, and deployment of new and existing components pertaining to research and data.
Build Quality assurance checks to detect anomalies in data.
Evaluation and data modeling for new data sources.
Collaboration with the research and trading teams.
Serve as a core committer and eventual library maintainer

Education

Bachelor degree in a technical field (e.g., CS, Engineering, Physics, Math, Finance, Economics)

내용을 보면 분명 단어 하나 하나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닌데, 전체적으로 보면 좀 생소하고 낯설었다. 그래도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여기에 소개하진 않았지만 자격 요건도 보면 내 생각에 별로 빠지는 게 없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할 수 있겠다' 였다.

반면, 꺼려지는 요소라면, 일단 "Researcher" 혹은 "Research Scientist"가 아니라 "Engineer"라는 점과 학력 요구사항이 "학사" 라는 점이었다. 헤지펀드 회사가 돈 버는 게 목적일텐데, 돈을 직접 벌어다주는 방법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연구자가 연구를 위해 사용할 데이타를 준비해주는 사람을 비교하자면 당연히 전자를 더 귀하게 여길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더하여 일하는 장소가 RALEIGH/DURHAM, NORTH CAROLINA라는 점도 좀 걸렸다. 노캐의 랄리는 내가 사는 메릴랜드에서 남쪽으로 (차로) 5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 이곳이 "Research Triangle"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기술 연구 단지긴 하지만 금융계하고는 거리가 먼 곳이다. (IBM을 위시한 IT 기업과 SAS로 대표되는 통계 소프트웨어 회사, 그리고 유전공학 회사들이 많은 걸로 알고있다.) 이왕 금융계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으면 금융 중심가에 들어가야 차후 이직도 편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의 선택은?
일단은 Go였다.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할 때, 옆에서 아내의 한마디: "오퍼라도 손에 들고 고민하든가"
그렇다. 이런건 Offer Letter를 받은 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 박사급이 아닌 학사급 채용 공고였지만, 그래도 내 지금 월급보다는 더 많이 줄거라는 기대감도 한 몫 했다. 사실 거기서 날 좋아할 지 아닐 지 모르는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또 랄리 지역 조사에 들어갔다...


헤드헌터에게 좋다고, 해보고 싶다고 연락을 했고, 헤드헌터가 전화 인터뷰를 주선해주었다. 회사 이름도 알려주었는데, 물론 나는 처음들어보는 회사였으나 위키미디어에 회사 소개 란이 있을 정도니 그쪽 동네에선 꽤 큰 회사인 것 같았다.

일주일 정도 후에 잡힌 전화 인터뷰를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어느 날 내 LinkedIN 계정에 알람이 하나 떴다. 어떤 사람이 내 계정을 방문해서 훑어봤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소속은 바로 그 헤지펀드 회사라고 표시가 되었다. 그래서 나 또한 그 사람에 대하여 역추적에 나섰다. LinkedIN은 보통 누가 방문했는지 그 주인에게 다 알려주기 때문에, 그 사람의 LinkedIN 계정을 방문하는 것은 안될 일이다. 그래서 먼저 구글에 그 사람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그리 흔한 이름이 아닌지 바로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개인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어서 열람이 편했다. 듀크인지 UNC인지 아무튼 그 랄리 지역의 한 대학 통계학과 박사 출신이며, 학위 후 2군데 정도의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현재의 헤지펀드 회사로 옮긴 것은 1년이 채 안된 상태였다. 나보다 박사도 늦게 했는데, 채용자와 구직자의 갑을 관계가 형성되니 내 자신이 조금 초라해지는 느낌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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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rba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9/1/24]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enerva 뉴욕 dj-on-steem/td> DC 근교 hello-sunshine DC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오.... 컴퓨터 전문가이셨군요.
거기에 박사님이시고... 멋져부러..
그래서 그 다음은요?

컴퓨터 전문가...는 아니구요, 컴퓨터 사용자 정도 되려나... ^^
스포이지만, 물론 그 다음에는 전화로 인터뷰를 했죠 ㅎㅎ

시리즈 잘 보고 있습니다!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고맙습니다. 그런데 사실 별 내용 없는데 처음을 너무 거창하게 시작했나 고민이 됩니다 ㅋㅋ

모르는 분야이지만 흥미롭네요.

박사님!

뭘 새삼스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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