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 없는 글|| 소외감에 익숙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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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회사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하고 있다. 뭐, 말이 프리랜서지 서류상으로 보면 계약직 노무자일 뿐이다.
아무튼, 18년 사업이 시작되고(올해까지 3년째 이어지는 사업이다.) 인원이 충당되면서 새로운 직원이 들어왔다. 그는 과장의 지인이었는데 둘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사이였고 다른 직원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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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과 새로운 직원. 그리고 그들과 오랜 친분이 있던 직원. 그 셋을 매개체로 자연스럽게 그룹이 만들어졌다. 소위 말하는 친목질이 시작된 거다. 모든 것엔 명암이 있다. 친목이 있다면 누군가는 소외된다. 당연한 수순으로 나는 조금씩 배제되어 갔고 어느덧 작년까지 함께 하던 회의에도 나는 참석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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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직원이 들어왔으니 환영회 비스무리한 게 있었던 거 같다. 물론 나는 이 사실을 퇴근 직전에야 알았다(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넘겨들었다). 퇴근 시간이 되고 함께 일하는 한 직원이 내게 말했다. “먼저 퇴근하세요.”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항상 같이 퇴근했었다.
그날 나는 저녁에 약속이 있어 불러도 못 갔을 테지만 그 말이 내 가슴을 할퀴고 간 것인지 마음이 쓰라렸다. 애써 웃으며 회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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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회사에서 먼저 나왔다. 지난해에 있었던 내기에 진 사람이 저녁을 쏘기로 했단다. 나는 내기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함께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내기에 참여 안 한 건 새로 온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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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노골적으로 날 따돌리거나 업무에서 배제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일은 오히려 많아졌다). 다만, 경험에 의하면 배려가 조금 부족한 사람들인 거 같다.
사람의 관계 형성에 있어 서로의 배려는 필수 같아 보이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배려심이 강하면 강할수록 호구로 몰릴 경향이 크다. 사회생활에서 배려는 필수요소가 아닌 셈이다.
사실 그들이 날 배려할 이유는 없다. 나는 올해 사업이 끝나면 떠날 사람이고 새로 온 직원은 죽으나 사나 같이 갈 사람이다. 떠나갈 버스에 공들일 필요 뭐 있겠는가. 당연히 그 에너지를 함께 할 사람에게 쏟는 것이 더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일이다. 이해는 한다. 그래도 서운한 건 서운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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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사업이 끝나고 회사 측으로부터 정규직 제안을 받았었다. 물론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어 거절했다. 근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지금과 다른 양상이었을까. 가장 부질없는 생각. 그랬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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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소외당하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회사에는 세 그룹이 있다. 본사의 직원들과 지금 사업장의 정규직들. 18년 사업을 위해 투입된 알바생들. 그리고 나. 소외된 게 아니라 그저 소속된 그룹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소속된 그룹이 나 혼자라는 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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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런 소외감에 익숙해지려 한다. 당장에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 소외감이라는 게 느끼면 느낄수록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져 익숙해지질 않는다.
혹여 소외감에 익숙해지는 법을 찾기 위해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미리 사과하겠다. 소외감에 익숙해지는 방법 따윈 없다. 소외감은 느끼지 않는 게 최선이다. 그리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소외당하지 않으면 된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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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소외받아 생긴 상처를 치료하는 법은 잘 안다. 날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다행히도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내 대신 회사 사람들을 욕해준 친구들, 기운 내라고 열심히 에너지를 뿜뿜해주는 동생들에게 고맙다.
그들은 이런 서운함을 눈치 채지도 못했을 거예요, 자기들끼린 즐거우니까. 그래도 서운하죠. 서운합니다! ㅜㅜ 배려심이 강할 수록 호구로 몰린다는 말이 왜 와닿는걸까요. 저도 최근에 누군가를 그만 배려하자는 마음을 가져서 그런지 모르겠어요. 쵸코님께 그리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라 다행이예요. 저도 회사사람들 같이 욕해줄게요! 에너지 뿜뿜은.... 자신 없... (제목에 '지' 가 빠진 것 같아요!)
저도요...배려심이 강할수록 호구로 몰린다는 말.....너무 와닿네요...(구경하러 오는 곳마다..흔적이 있어서 자꾸...댓글을...에잇....)
어디선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ㅋ (왜 자꾸 쫓아옵니까!)좋으면서....(웃기고 있네...라고 하는거 다들림....)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놀고 있네라고 할걸...
으휴, 호구들.ㅋㅋㅋㅋ
사회생활에서 말이 좋아 배려심이지 그냥 호구되기 딱 좋은 심성이죠. 배려심은.
욕해주지 말고 그냥 놀아줘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평소처럼 즐겁게. 그거면 되니까. :)
배려심이 많을수록 호구로 몰린다는 말 맞아요. 사람이 계속 무슨 말을 해도 가만히 있었더니 가마니로 보드라구요. 조직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거라 그 조직을 제가 어찌 해 줄 수는 없지만 봄님이랑 야야님이랑 같이 욕해 드릴께요. 배려 없는 것들아~~~
초코님 7번이 아리네요..
나의 상황 또는 내가 가진 것들로 대하는게 달라지는 사람들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해요. 오히려 일 끝나고 인연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 더 좋을지도요..?ㅎ
정말 공감합니다!
말씀처럼 단순한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소외 당한다는 건 참 씁쓸하게 만들어요. 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을 소외시키는 방법도 있는데..정신 승리에 불과하겠죠ㅎㅎ 사람은 사람으로 치료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그들을 소외시켜봐야 제 소외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뭐 이제는 익숙해져야죠.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합니다. 저만 생각하면 되니. :)
내 에너지 갖구가라 에너지 뿜뿜~~!!
너의 에너지를 받긴 하지만 이상하게 너에게 도로 뺏기는 기분이야.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같이 욕해줄게요!!!ㅎㅎㅎ
괜찮아요. 욕은 안해줘도 돼요. ㅋㅋ
아휴~~
읽어내리는 내내 콧끝이 찡해서
미간이 절로 접혀요
무슨 말이 위로가 되려나요
짐작만 됩니다
그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역스러울지,,,,
해결 방법을 찾아 보셔요
맘을 지나가는 투로 슬쩍 내비춰보는 건
어떨지요
그냥 서로 조금의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
그래야 저도 일에 큰 부담 없고요. :D
이런 일을 얘기로 꺼내봐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건 뻔하고요. :)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면서 어려운 시간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ㅠㅠㅠ
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서 그나마 잘 지내고 있답니다. :)
난 아마 많이 삐졌을듯 ㅋㅋㅋㅋ 나 만나요. 내가 우리 꽃잎선생님 좋아하잖쑤. ㅋㅋㅋ
당신 생각도 많이 했다오. ㅋㅋ 조만간에 홍대에 한 번 찾아가겠소. :)
이번사업이 끝나면 헤어진다고해도 사람관계는 그렇게 끝나는게 아닌데 아쉽네요 ㅜㅜ
초코님 속상해하지마세요 그사람들은 그런사람들이라서 그런거니까! 더 좋으신분들 만날거예요^^ 꿀잠주무세요^^
이젠 미련이 없어서 그런지 아쉬움도 없네요. ㅎㅎ 그냥 빨리 사업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ㅋㅋ
씁씁한 기분이 전해집니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써도, 저런 경우가 있었는데, 말씀대로, 일부러 그러는 경우는 아니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닥 좋은 기분은 아닌 일들...
모쪼록 앞으로 하시려고 하는 일들이 원하는 대로 잘 풀려서, 오늘으 이런 기분이 충분히 잊혀 질수 있도록 승승장구 하셨으면 합니다.
요즘은 그냥저냥 아무생각 없이 지내고 있어요. ㅎㅎ 오히려 술자리가 없어서 더 편해진 것고 있고요. :)
응원 감사합니다. 쟈니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