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CUT|태풍이 지나가고
소금기가 뺨을 절인다
모래알이 습습하게 밟힌다
숨어있던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난다
축 젖은 나무 등걸 하나가 주인을 기다린다
나인듯 하다
너를 기다리는 나인듯 하다
너는 어찌하여 휘몰아쳐야만 했는가
나는 속수무책으로 부러져야 했는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 너머로
너의 치맛자락이 넘실대진 않는지 조망해 본다
이대로 뿌리를 내리면
나는 설화처럼 박제되겠지
너를 사랑하다 부러져 죽은 가엾은 이로
누구도 나를 옮기지 못하도록
훈풍에도 녹지 않고
삭풍에도 얼지 않으며
영영 너를 기다려야지
사랑하다 죽어버린 여행자의 눈물로만
푸른 싹을 틔우는 전설 속 도감의 식물로
그렇게 영영 기억되어야지
사랑을 알아볼 눈도
사랑의 체취를 맡을 코도
사랑에게 달려갈 사지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므로
시에서 바다의 향과 나무향이 섞여 나네요.
오감으로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려진 공룡 머리같기도 하고... 뭔가 애초에 식물이 아니었던 생명체로 저는 상상했습니다. 사랑하다 죽어버린 여행자의 눈물이 모이면.. 슬슬 살아 걸어 나가는...
저도 멀리서 발견했을 때는 태풍에 휘말린 동물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사진 찍으려 다가가서 동물과 닮은 형체를 보고 더욱 놀랐지만요. ㅎㅎ
그나저나 슬슬 살아 걸어나가다니.. 섬뜩하지만 마음에 쏙 드는 상상을 하셨네요.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러고 싶어 바다로 가고 싶... ㅋㅋ
여기서 뵙네요 ^^
가입하신지 얼마 안되신걸로 기억하는데
벌써 팔로워와 명성도가 어마어마 하시네요 ㅎㅎ
잘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두달 정도 되면 이정도는 되야 하는거 아니냐며... 저희 친하게 지내시죠 !!!
네, 자주 뵈어요 ^^
사실 저 사진 보고 파나마 여행갔을 때 보께떼 라는 곳 근처 해변에서 본 비슷한 사진이 생각났어요.
오, 정말 이미지가 비슷하네요.
해변의 유목은 왜 이리 사연들이 많아보일까요..
그나저나 사진 멋집니다 ^-^b 파나마 여행은 부럽고요....(훌쩍)
그 이유는 다들 짧은 사연이 없거든요. 장편소설 그래요 저들의 이름은 장편소셜 ㅋㅋ
그 와중에 오타가 장편 '소셜'.... ㅋㅋㅋ
바닷가 나무 등걸에 이런 애잔한 전설이 있었군요..ㅎㅎ
저는 전설 따윈 믿지 않...(응?)
아닙니다.. 믿습니다.. ㅎㅎ
저 나무 등걸이 참으로 쓸쓸해보였습니다.
형체 때문인지... 더더욱이나요.
일기를 쓰듯 써 내려가신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군요.. 혹시 시 영상이 필요하시면 제가 만들어 보겠습니다. 취미 생활입니다. 팔로우 보팅합니다. 참고로 제 사이트 www.liveinalberta.ca 를 참고 하셔도 됩니다.
팔로우와 보팅 감사합니다. 맞팔했습니다.
이렇게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
맛있는 시 읽고 갑니다^^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진과 글을 읽으면서
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났어요
모든 사랑을 다 주고 외로이 남은 나무의 이미지 닮아서일까요.
아무튼 그런 명작을 떠올리셨다니 물색없게도 제가 다 기쁩니다. ^^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짱짱맨 화이팅!!!
이야기를 읽으니, 꼭 여행다니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스마트폰과 노트북들 끼고 살다보니 언제 저렇게 사색에 빠졌었나
뒤로 퇴화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요즘인데 ㅜ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 예술 잘 보고 갑니다 :D
오랜만이에요 거북님.
요즘 출장(?) 자주 다니시는 것 같은데 식사는 잘 챙겨드시고 계신거죠?
꽃샘추위 감기도 조심하시고요.
바쁜 틈틈이 잠시라도 전자기기(ㅋㅋ)들을 내려놓고
쉬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요 ^^
큐레이팅은 늘 감사합니다. ^^
배작가님, 감성 넘치는 시와 사진 정말 종합 예술입니다~!! 바닷가의 오래된 나무 등걸...많은 감정이 들게 하는 풍경이네요ㅎ
아고, 로키님 감사해요. ^^
종합 예술이라니 과찬이십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