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 해석 리뷰 (3화) 기차가 바로 세계다 / Snowpiercer is the world itself.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스티밋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설국열차 해석 리뷰 3화 입니다. 본 내용은 설국열차의 스포일러를 많이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지나쳐주세요! ㅎㅎ



설국열차 해석 리뷰 1화 https://steemit.com/kr/@snow-airline/1
설국열차 해석 리뷰 2화 https://steemit.com/kr/@snow-airline/2-snowpiercer-review


5. 요나의 투시력과 결말


그렇다면 요나의 능력이 왜 중요한 것일까요? 요나의 능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커티스의 혁명은 엔진칸에서 멈췄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커티스와 남궁민수는 엔진칸 앞에서 심하게 다투게 됩니다. 이 때 남궁민수가 커티스에게 진정한 혁명은 기차 안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이 아니라 기차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커티스는 넌 크로놀을 많이 해서 미쳤다고 말하죠. 이 때까지만 해도 커티스는 기차 안에서의 혁명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엔진칸에서 윌포드로부터 모든 진실을 듣게 된 커티스는 엄청난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하려고 했던 혁명도 결국 윌포드에 의해서 계획된 것이었던 거죠. 그 순간 윌포드는 커티스를 교묘한 말로 유혹합니다. 이제부터는 너가 이 엔진칸의 지도자야.

한 편 요나가 설국열차 외부로 가는 문을 파괴하기 위해 커티스로부터 성냥을 얻으려고 할 때 커티스가 요나를 막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 커티스가 윌포드의 말에 넘어갔던 아니던간에 설국열차를 지키려고 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시력을 가진 요나가 바닥에 있는 타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을 본 커티스는 많은 생각에 빠집니다. 그리고 회의감이 들었겠죠. 이 회의감이 바로 성스러운 엔진으로 인해 끝없이 달리는 설국열차, 자신이 살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즉, 요나에 의해서 커티스가 완성된 혁명가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커티스는 요나에게 성냥을 주게 되고 그것을 받은 요나는 폭발물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요나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고기에 대한 해석은 앞서 설명드린 부분도 있습니다만 추가적으로 하나 더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요나는 물고기를 대변하는 성경상의 인물이고 12 선지자 중의 한명입니다. 12라는 숫자에 착안해서 별자리 이야기를 끌어서 설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별자리와 물고기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학교칸에서 설국열차에 대한 개발 배경 및 노선도에 대해서 나옵니다. 설국열차는 1년 12개월동안 지구를 한바퀴 돌게 되어 있습니다. 비슷하게 황도 12궁은 태양이 황도를 따라서 한바퀴를 돌게 되는 길에 있는 12개의 별자리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황도 12궁의 기준점이 되는 춘분점은 약 2000년마다 한자리씩 이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인류는 물고기 자리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별자리로 이동하기 위한 시점에 있습니다.

엔진칸에서 윌포드가 준 마지막 메시지에는 TRAI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윌포드가 설명하죠. 기차가 바로 세계라고. 설국열차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축약본입니다.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는 기차의 성스러운 엔진은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물고기의 죽음은 물고기자리의 종결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설국열차의 파괴는 우리 시대의 종결을 의미하며, 새로운 시대의 탄생의 메타포가 바로 물고기의 배를 가르는 장면이라고 생각됩니다.


7. 예카테리나 다리, 인구수조절 플랜


영화에서 예카테리나 다리를 건너는 시점은 바로 1월 1일 새해입니다. 이 칸에서는 꼬리칸 사람들과 도끼를 든 무력집단이 도끼를 들고 피튀기는 싸움을 합니다. 영화에서 굉장히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장면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새해가 되자 해피 뉴이어를 외치며 모두 싸움을 멈춥니다. 이 장면이 굉장히 개연성이 없게 느껴진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이 장면에서 1차세계대전의 '크리스마스 휴전'*(1)이 생각났습니다.

영화에서는 커티스 옆에 앉아 있던 도끼를 든 병사가 커티스를 향해 씨익 웃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전투는 재개되었고 그 사람은 그 이후에 곧바로 커티스에 의해서 잔인하게 죽습니다. 매우 짧은 시간에 극적으로 대비되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두 집단 모두가 시스템에 의해서 조정되는 체스판 위의 말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싸이의 노래에도 이런 구절이 나오죠. "전경과 학생, 서로 대립했었지만 나이는 같아. 고로 열광하고 싶은 마음도 같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윌포드의 플랜에 의해서 인구수는 조절되어야만 했고, 서로 비참하게 싸우는 두 집단도 결국 윌포드의 플랜에 의해서 움직이는 희생자였습니다.

  • (1) 1914년 12월 24일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서로 전쟁을 하던 와중에 독일군의 참호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는 크리스마스 노래가 들려옵니다. 그러자 적군 아군 구분없이 다 같이 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그들은 놀랍게도 서로 참호에서 나와서 악수를 하기도 하고 합동장례식도 치르고 담배도 나눠피고 서로의 가족사진들도 보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 기적같은 크리스마스 휴전은 단 하루 뿐이었죠. 그 이후로 4년간 지속된 전쟁 속에 약 1000만명이 넘는 군인들이 전사하거나 실종되었습니다.

다음화에서는 길리엄과 윌포드의 관계, 커티스의 마지막, 설국열차의 종착에 대해서 리뷰해보는 시간을 가질께요. 이제 1-2화 내에 설국열차 리뷰가 끝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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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봤던 영화네요. 영화를 보고나서 깊은 해석들을 찾아보지 않았는데 상당히 신선한 해석인 것 같습니다.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평소 많이 하는데 스티밋의 시스템을 보며 더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스티밋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vimva님 어서오세요. 저도 평소에 시스템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스팀잇의 시스템도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영화 리뷰가 끝난 뒤에 자잘한 글들을 올리면서 스팀잇을 공부를 많이 하고 관련 글들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기차가 세계다, 제목이 설국열차의 정의이죠, 잘읽었습니다.

✈ 맞아요 ㅎㅎ 설국열차 자체가 구세계를 의미하죠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좋은영화 추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3화까지 썼는데 읽으시는 분이 많이 없으셔서 4화에서 그냥 완결을 보려고 생각중이에요 ㅎㅎ 조만간 완결화로 찾아뵙겠습니다 ㅎㅎ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영화 추천감사합니다 한번 시청하겠습니다^^

✈ 광땡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제 글까지 읽어주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

저도 설국열차는 정말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영화가 아니라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리뷰 감사해요!

✈ 저에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나는 영화였어요 ㅎㅎ 좋은 리뷰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설국열차 본지 시간이 꽤나 지나서 뜨문뜨문 다시 생각나면서 이런 해석을 할수 있다는게 놀라웠네요 보팅하고갑니다!

✈ 붐디님 읽어주시고 보팅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올리도록 노력할께요 ㅎㅎ

영화 포스팅 감사합니다~
설국열차 처음 볼때는 뭔가 생소하면서도 창조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포스팅을 보다보니 그때 느낌이 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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