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피터팬] 축구하다가 비오면 수중전 하던 그 때가 그립다. (부제: 일상 속에서 이상을 꿈꾸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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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 기억나 ?

중, 고등학교 때 공 차는거 좋아한 형들은 다 알거야.
공 하나 던져주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공차던 그 시절을...
문득 그 시절이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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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출처 : Pxhere}

축구하기로 했는데 비가 온다면?!

요즘에는 축구하기로 했는데 비가 오잖아?!
그럼 당연히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거나, 오늘 축구는 취소하고 다음으로 약속을 잡거든.

그게 어찌보면 당연한건데...
그런건데...

최근들어 한번씩 생각이 나.

비가 오면 수중전 이라고 외치면서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던 우리네 모습이.
누나들이 생각하기에는 축구 안할거 같지?! 오히려 더 좋아했었어. 그 때는 ㅎㅎ

비를 온 몸으로 맞아가면서 진흙 바닥에 뒹굴고 흙 묻은 공을 헤딩도 하고 진흙탕에 태클도 하고 온 몸이 더러워지면서도 바보처럼 활짝 웃을 수 있었던 그때가.

집에 가면 엄마한테 당연히 등짝 스매슁을 맞긴 하는데... 그래도 마냥 좋았어.

친구들하고 놀 때 만큼은 걱정같은건 없었거든.
밀려있는 학원숙제도, 시험공부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두려움도 없이 내 곁에 있는 친구들이랑 내게 주어진 시간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

내가 하고 있는 것과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그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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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때?!

형들은 지금도 여전히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어?

안타깝게도 나는 아닌가봐...

휴식을 취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면서도 걱정이 있고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언제부턴가... 내가 하고있는 일 보다는 내가 해야만 하는일 이 더 중요해졌고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함보다는 당연함과 소홀함이 더 흔해져버렸어.

난 이제는 어른이니까... 철 없던 그 시절과는 다르다는 것도 알고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도 알아.

미세먼지도 많고 공기도 나빠져서 비 맞으면 머리 빠지는 것도 알아 !!!

하지만 여전히 난...

지금 나를 적신게 비인지 땀인지 모를 정도로 내곁에 있어준 녀석들과 더 뛰어놀고 싶나봐.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철 없이 살고 싶어.

어른이 되기란 참 어렵다. 나이만 먹으면 자동으로 어른을 시켜주는 건줄 알았었는데 아니네...

나는 이 글을 쓰고 나면 다시 내가 해야할 일들과 과제와 숙제거리들 속으로... 나의 현실과 일상 속으로 돌아갈 테지만.. 이 글을 작성하면서 잠시나마 이상을 그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 ㅎㅎ

일상을 살면서 이상을 꿈꾸는 그런 나의 세상에서...

언제까지고 피터팬일수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피터팬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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