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스티미언 : 첫경험] 나의 첫경험

in #kr-funfun6 years ago (edited)

나의 첫경험... 므흣...
음... 앗,,, 부끄부끄...

그러니까 언제냐면요...
그래서...
하지만...
그래도...
아핫...
흠...
진짜...
ㅎㅎㅎ

(글이 잘 안 보이는 건 기분 탓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첫경험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처음 아빠가 된 경험인데요,,,
예전에 적은 글을 수정하여 적어보겠습니다.


D -1 (40주 3일)

예정일 지났으니 열심히 운동을 하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종일 돌아다닌 날입니다.

특별한 기저귀 가방을 갖고 싶어 한 아내와 함께 현대백화점으로 이동했습니다.
장인어른과 함께 이동했지요. 헛,,, 근데 가방 가격이... ㅎㅎㅎ
쪼큼 비싸더군요.
저는 아무거나 막 걸치고 다니는 사람이라 비싸 보였지만... 선물이라 생각하고 샀습니다.

그다음엔 처남(직업군인)이 휴가 나온다고 해서 회를 뜨러 연안부두로 향했습니다.
5월의 햇살이 따가웠지만 차 안은 많이 덥지 않았어요.
부두 근처에서,,,
장인어른께서 벤댕이 회덮밥을 먹어봤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러곤 먹어본 적 없다는 아내와 제게 점심으로 사주셨답니다.
우아~~~ 징짜 맛나다능. 양도 엄청 많았어요.

배부르게 밥을 먹고 수산시장으로 이동.
우아~~~ 가재가 엄청 많더라고요.
가재,,, 먹고는 싶지만,,, 회 뜨러 왔으니 회를 떠야겠죠? ㅎㅎㅎ
가장 큰 놈으로 두 접시 떴습니다.
제가 회를 환장하고 먹는데 처가 식구들도 모두 회를 좋아해요. ^^

종일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집에 도착.
처남도 왔고,,, 함께 회와 매운탕을... ㅎㅎㅎ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장인어른과 처남은 2차를 한다며 부평으로 나갔고,
저는 혹시 모르니 대기를 해야 해서 TV를 보다가 졸다가 그냥 잠들었습니다.

D - 0

1 + 1 = 3 (5월 4일 주일)

새벽 5시 30분경.
배가 아프다는 아내의 말에 깼습니다.
제가 쿨쿨 자고 있던 지난 밤 11시부터 진통을 시작했다더군요.
1시간 간격에서 1시간에 두 번, 그러다가 15분 간격.
예정일이 지났으니 15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면 병원에 오라고 했기에 저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후다닥 일어나서 옷을 입고 세수하고 미리 싸뒀던 짐을 챙기고 장모님과 함께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06시.
진통은 5분 간격으로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7시 30분쯤 되자 그동안은 진통을 참으며 인상만 조금 쓰던 아내...
신음소리도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많이 아파하는 아내의 손을 붙잡고 기도를 했습니다.
교회 순장님 등 기도 동역자들에게도 아내가 진통을 시작했으니 기도 부탁한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의사는 4센치 정도 열렸다고 진찰했습니다.

8시쯤 되자 진통은 2~3분간격으로 진행됐고 아내는 진통에 힘들어 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고 이미 무통주사 맞을 타임도 놓쳐버린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아파하는 아내의 손을 붙잡고 이때부터 울기 시작했습니다.

8시 30분쯤 되자 아내는 이제 신음이 아니라 매우 고통스러워 했어요.
기도중이라는 문자메시지가 여기저기서 도착했습니다.
저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같이 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없었습니다.

아~~~ 이 이후로는 글로 표현하기가 많이 힘드네요.
출산 준비를 위해 의사가 오고,,,
병원 안은 아내의 고통 소리가 울렸습니다.
저는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힘을 실어줬습니다.
아내는 살려달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고통의 비명소리...
의사의 힘주라는 말,,, 힘빼라는 말...
드디어 아기의 머리가 보이고...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탯줄을 자르고...

"9시 21분. 남자아이. 4kg."라는 간호사의 말
"아이가 커서 엄마가 힘들었구나."라는 의사의 말
우렁찬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저는 아이에겐 눈이 가지 않았어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잘 했다고, 정말 잘 했다고 말해줬습니다.
정말 죽을 뻔 했다는 아내에게 뽀뽀를 해줬습니다.

IMG_20140504_2.png

회복실로 자리를 옮기고 아이와 만났습니다.
어쩜 이리도 얼굴이 똥그란지요.
아직 눈을 뜨진 않았지만 눈도 코도 입도 예쁘기만 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커서 고생한 아내는 아기를 보며 아빠를 꼭 닮았다고 좋아하며 미소지었습니다.

회복실에서 병실로 자리를 옮기고 가족들이 아기를 보러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동안 가까운 친척은 모두 온 것 같아요.
축하한다며 아기옷, 기저귀 등을 손에 들고 찾아와 주셨습니다.

2일째 (5월 5일 어린이날)

신생아실 면회는 낮12시, 오후4시, 저녁8시 이렇게 하루에 3번 1시간만 가능했습니다.
12시가 되자 저는 가족들과 함께 아기를 보러 갔습니다.
아기가 드디어 눈을 떴더군요.
근데,,, 눈이 부신지 인상을 쓰고... ㅎㅎㅎ
작은 눈, 낮은 코, 작은 입술이 꼭 저를 닮았습니다.
장인어른, 장모님, 처제, 처남 등 처가 식가들도 모두 다녀갔고,
할머니, 작은아버지 두 분 가족들, 고모 가족들도 모두 다녀갔습니다.
독서모임에서도 대표로 한 분이 다녀갔습니다.
시간은 어찌 이리도 잘 가던지요.
종일 아내 옆에 붙어서 같이 밥먹고, TV보고, 자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3일째 (5월 6일 부처님오신날)

아침을 먹고는 퇴원수속을 했습니다.
산후조리원이 바로 옆 건물이라서 짐을 옮기긴 쉬웠습니다.
아기와 함께 산후조리원으로 갔는데요, 우아~~~ 엄청 넓더군요. ㅎㅎㅎ
오늘은 조리원 첫날이니 그냥 푹 쉬라고 해서 계속 쉬었습니다.
병원에선 밥을 병실로 가져다 줬는데 조리원은 식당에서 먹더군요.
남편들 밥은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걸어서 15분 거리인 처가에 가서 밥을 먹었습니다.
하루에 세 번 가기 귀찮아서 점심과 저녁만 먹고 아침은 대충 때웠지요. ㅎㅎㅎ
전날부터 가슴이 아프다는 아내.
아~~~ 젖몸살이 벌써...
아내는 조리원에 도착하자마자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유축 시작.
원래는 이렇게 빨리 젖이 안 돈다는데, 아내는 출산 3일째부터 유축을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니 양배추를 사오라고 해서 사왔어요.
양배추를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다음 가슴 냉찜질을 하더군요.
이렇게 하면 통증이 덜 하다며,,, 정말 신기하게도 양배추 냉찜질을 하니 통증이 줄었습니다.
젖몸살이 뭔지 몰랐는데,,,
젖을 계속 유축하지 않으면 더 아프다고 해서 아내는 4시간 간격으로 새벽에도 일어나 유축을 했습니다.

4일째 (5월 7일)

DSC_4126.jpg

젖몸살이 더 심해지고... ㅠㅠ
아내는 열심히 유축을 했습니다.
초유는 무조건 먹여야 한다며 열심히도 했어요.
그리고 유축 안 하면 더 많이 아프다고 4시간 간격으로 했습니다.
"나 젖소가 된 것 같애. ㅎㅎㅎ"
아내는 이런 농담을 해가며 유축을 했어요.
하루에 한 번 오전11시부터 오후1시까지 2시간은 신생아실 청소시간이기 때문에 산모가 직접 돌봐야 했는데요,
드디어 아기를 가까이에서 봤습니다.
아기는 두 시간 내내 잠만 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두 시간 내내 잠만 쿨쿨 재우고 보냈어요.
"잘 때가 좋은 거야."
이 땐 아내의 말을 이 땐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아기는 밤낮 개념이 없어서 24시간 돌봐야 하더군요. 하하하하.

5일째 (5월 8일 어버이날)

11시가 되자 아기가 왔습니다.
어랏,,, 두 눈을 똘망똘망 뜨고 있었어요.
오자마자 뿌지직...
기저귀를 보니... 으앗,,, 응아를 했는데...
얼마나 많이 했는지 기저귀 밖으로 다 새서...
아내는 아기를 들고 다시 ㅎㅎㅎ
두 시간 돌보는 동안 기저귀만 세 번을 갈고
유축한 모유 두 병을 먹이고...
날은 덥고 아내는 땀을 뻘뻘 흘리고...
겨우 두 시간 봤는데 이렇게 힘들어서 큰일이라는 아내.
저는 옆에서 잔심부름만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기에게 젖병도 물려봤어요.
조그만해서 어떻게 다뤄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왼쪽 팔로 아기를 안고 오른손으로 젖병을 들고... 아~~~ ㅎㅎㅎ
아내와 저는 두 시간 아기를 보며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나중에 조리원 나오고,,, 집에서 혼자 아기를 봐야 할 아내를 생각하니...
회사를 그만 두고 싶었습니다.
손가락 빨아야 해서 참았어요. ^^

6일째 (5월 9일)

DSC_4139.jpg

아기를 보는 2시간 내내... 자다가 응아하다가 유축해논 모유 먹다가... 에효효... 땀 뻘뻘...
기저귀는 또 두 번이나 갈았습니다. 많이도 먹고 많이도 싸더군요.
잔뜩 먹더니 방귀를 뿡뿡 크게도 뀌더군요.
아기 방귀 소리가 어른하고 똑같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재채기도 하고 ㅎㅎㅎ
배우자출산휴가도 이제 마지막 날. ^^
다음주엔 아기를 못 볼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기 웃는 모습 찍겠다고 카메라 들고 부동자세로 대기하며 사진찍고 놀았습니다.
으하핫.

7일째 (5월 10일)

DSC_4117.jpg

아기를 돌보는 두 시간... 드디어 아기가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처음 한 시간은 잘 자더니 눈을 떴습니다.
눈 뜨자마자 온몸을 비틀기에 아내가 배고픈 것 같다고 유축해논 모유를 먹였지요.
남아 있던 반 병을 다 먹고 트름까지 시켰는데,,,
가만 안 있고 계속 짜증을 내는 거예요.
그러더니 아내가 '더 달라는 것 같다'며 유축해논 모유를 찾으러 갔다올 테니 아기를 안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아기를 안았는데 온몸을 몸부림 치며 인상을 쓰더니...
드디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 태어난 날 제외하고 첫 울음.
어찌나 악을 쓰며 우는지... 아내가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아내가 돌아와 젖병을 물리니까 안 울더군요. 땀 삐질삐질.
아빠 되기 쉬운 게 아니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내는 먹고, 자고, 유축하고 하는 게 하루 일과라고 했어요.
이제 조리원 나오면 먹고, 유축하고, 애보고, 먹고, 유축하고, 애보고... 잠은???
조리원 나오는 19일부터 드디어 전쟁이네요. ^^
그래도..
아자아자~~~ 잘 할 수 있다!!!
아가야,,,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자라다오. ^^


여기까지입니다.
고쳐가며 다시 읽으니...
새롭네요. ㅎㅎㅎㅎㅎ
이제 곧 네 돌이니... 벌써 4년 전 일이네요. ^^

이상 첫경험이었습니다.
아,,, 스크롤 올려서 위에 안 보였던 글자 찾으려고 마우스끌기 같은 노력은 하지 마셔요.
안 보이는 건 기분 탓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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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로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지요..
부여받은 사명을 완수한..

사명... 맞아요. 사명. ^^

ㅎㅎ오 처음 아빠가 된 경험이라니.. 간접체험 되는듯한 생생함 ㅎㅎ
기대했던 글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ㅋㅋㅋ

음... 열심히 적었는데... 기대했던 글이 안 보이는 건 기분 탓이에요. ^^
처음 아빠가 된 경험은 평생 못 잊을 기억이랍니다.

4년전이요? 그럼 애기가 많이 컸겠네요~^^
이렇게 추억놀이삼아 올리시는 것도 재미나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자라고 있답니다.
아직 말을 못하는 것만 빼면요. ^^

남편의 마음이 이정도라니
전 제 남편이 그다지 진지해보이지 않길래 남자들은 역시ㅋㅋ출산의 고통따위 모른다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나하님의 첫경험 잘봤네요^^

저처럼 표현하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표현하기 부끄러워 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첫경험이겠네요!! 잘보고 갑니다^^
(아이 너무 이뻐요!!)

지금은 더 예쁘답니다. 저를 닮았거든요. ^^

하핫 ㅎㅎㅎ 믿어볼게요 ㅋ

헉;;4키로;;;;아가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전 수술로 낳아서 분만의 고통을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대단하신듯 해요.

둘째는 무통주사를... 아내 왈... 무통천국이라고 하더군요. ^^

아기 사진이 글 중간중간에 나올 때마다 미소지으며 읽었습니다. 처음 아기를 그 큰 손으로 어떻게 할지 몰라 짤쩔 매던 신랑의 모습도 떠오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너무 작아서 어떻게 안아야 할지... 덜덜 떨었던... ^^

아내분도 생으로 낳으셨네요
초산인데 짧은시간에 낳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 고통을 아는지라 빨리낳았다고 말 못하겠네요 ㅠ

생으로 낳느라 고생이 많았지요.
둘째는 무통으로... 낳았답니다. ^^

무통을 안해봐서 얼마나 편한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생으로 낳는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예요ㅠ

'무통천국'이라는 말이 있다고 해요. ^^

무통은 천국이라는데 전 첫째도 생으로 낳고 둘째때는 마취가 안들어서ㅜㅜ 무통 세방 맞고도 쌩으로 진통하고 수술했어요ㅜㅜ 덕분에 병원비 억수로 나오고, 그 무통주사 세방으로 수술 후 화복기간은 통증없이 기분이 아주 좋았다는 ㅜ나도 모르게 꼐속 웃음이 나고 업 되는데... 그게 약물 과다였지 싶어요 ㅎㅎ

네. 간혹 무통이 안 듣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ㅠㅠ 만이 힘드셨겠어요. ㅠㅠ

안구가 사알 젖어오네요.
그 날의 기억이 함께 자극받았나봐요.

저도 저 날 생각만 하면 안구가... ^^

저는 미혼이라 아기는 없지만 동생이 먼저 결혼해서
조카는 있는데 동생이 출산하고 한달동안 집에와서
지낼때가 생각나게하는 일기였네요^^
그나저나 나하님 아이가 5월 4일생 이군요?!
저랑 생일이 하루차이..ㅎㅎ
그래서 그런지 더 열심히 보게되었네요~ㅎㅎ

네. 어린이날 전 날이죠. ^^
아빠와 어른의 차이... 출산의 경험도 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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