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봄볕 아래서

in #kr-funfu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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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전에 쓴 글에 덧붙이고 싶은 사진들.

나는 차를 몰고 목적지로 향하다가 궁금한 곳이 있으면 내려서 살피는 것을 좋아한다. 갑자기 목적지가 바뀌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지금에서야 집사람도 좀 익숙해져서 별 말을 하지 않지만 그 때마다 집사람의 반응은 ‘빨리 가자 여기서 뭐 하나’였다. 내 대답은 항상 비슷했다. '까짓 거 그러다가 시간이 늦으면 그냥 집에 가도 되고, 날 저물면 근처에서 숙소 잡아서 자도 되지 뭐.'

창녕의 산토끼 노래동산 가던 길에 폐교가 하나 있었다. 따가운 햇볕 아래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왠지 마음에 들어서 살짝 둘러보았다. 어릴 적 듣던 괴담들이 떠오른다. 밤이 되면 석상이 갑자기 일어나서 피눈물을 흘리며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소리내어 읽기 시작한다는 그런 내용. 이제는 폐교된 탓에 이 석상은 파트타임 책읽기 알바는 못하게 되어버렸다. 귀신도 무서워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신나는 법인데.

2층높이의 목련은 만개하여 꽃잎을 떨구며 옛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꿀벌들이 주변을 윙윙거렸다. 좀 더 확대하여 보았다면 쉬는시간에 매점으로 전력질주한 아이들의 모습 같았을까. 부디 뒷산의 도깨비들이라도 사람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한 번씩 나타나 칠이 벗겨진 그네를 타며 놀고, 녹슬고 삭아버린 의자에 기대 앉아 책 한 권 보고 가길 바랬다.

내가 잡 생각하느라고 멍하니 서 있는 동안 내 아이는 손가락 높이의 마른 잡초를 밟으며 뛰어다니느라 바빴다. 사실 아이에겐 여행이니 나들이니 하는 단어보다는 넓은 공터 하나가 더 즐거운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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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그네가 넘나 쓸쓸해보여요ㅜ...

따뜻한 봄볕과 너무 대비되는 풍경이죠? 전 이런데서 묘한 느낌을 받습니다. 낡은 것, 허름한 것에 호감을 느끼고 찾아다니는 건 왜 그런걸까요ㅎㅎ

저희 집 근처에도 저런 폐교건물들이 두개 있답니다, 몇년후에는 한 학교가 더 늘어날 것 같더라구요.

조용한 동네에서 사시는가봅니다. 일부 폐교들은 캠핑장이나 사설교육시설, 미술인 작업실 등으로 임대되어 활용되기도 하던데.. 변두리의 나머지 학교들은 나중에 어떤식으로 사용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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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합니다. 이런 이벤트 덕분에 갈수록 컨텐츠가 풍부해지겠네요.

사진들이 공허해보여요ㅠㅠ

더 이상 사람이 찾지 않는 그네와 의자가 외로워보이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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