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쓰린 날

in #kr-diary5 years ago

자전거를 타다가 너무 우울해졌다. 눈을 감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브레이크를 꽉 잡았다. 관성에 의해 나는 곧바로 튕겨나갔다. 튕겨나가면서 자전거 핸들에 세게 찍혔는데 급소를 살짝 비껴나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아프기는 하지만. 무릎은 불이 나는 것처럼 쓰린데, 무릎을 다친 건 14년만이다. 그리고는 터덜터덜 자전거를 끌고 돌아왔다. 몸이 아프면 마음의 아픔을 덜 느낄 줄 알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도 이미 찢어졌는데, 몸까지 찢어지니 더욱 서러울 뿐이었다. 그래도 교훈을 얻었으니 좋은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옷까지 찢어진 건 슬프지만. 자전거를 타고 돌아와서 목욕을 할 생각이었는데 무릎이 이래서는 물에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가만 보니 무릎 말고도 군데군데 상처가 많이 났다.

아무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어서 더욱 서럽다. 2019년 내내 갖고 있는 이 감정을 어느 누구에게도 풀어놓을 수 없다. 하긴, 사람이 있다고 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도, 내 감정은 조금도 옅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얻는게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절망에서도 행복과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찾은 것들로 글을 쓰고 있다. 할 일도 많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힘들지만, 차근차근 써나가고 있다. 물론 그걸 읽어줄 사람이 없다는 건, 그것 나름대로 또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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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u cu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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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바르셨나요? 상처가 손이 닿는 곳에만 있기를.

네. 눈에 보이는 곳은 처치를 했어요. 어디에 더 상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빠짐없이 읽을거에요. 그러니 써줘요. 그리고 나는 김리님께 감정을 말해달라고 만날때마다 물어볼 거에요. 나는 당신이 좋거든요. 오늘은 여기까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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