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1.02.01 Mon

in #kr-diary4 years ago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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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포근히 내리는 일요일 오후.

나는 컨디션이 별로 안좋아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럴 때 나를 깨우는 법이 없는데, 오늘은 웬일로 나를 흔들어 깨웠다.

'여보... 밥솥이 안열려...'

이게 웬 개뿔같은 얘기인가.

밥솥이 왜 안열려?

...

부엌에 가봤더니 정말 밥솥이 안열렸다.

뚜껑에 달린 "밥솥 결합 손잡이"를 돌려 잠김을 풀어야 하는데, 이게 돌아가질 않는다.

힘으로 해서 될 게 아닌 모양새였다.

좀 찾아보니 안에 증기압이 높으면 압력이 해소될 때 까지 잠김이 풀리지 않도록 설계된 모양이었다.

그래서 증기가 빠지는 구멍이 막혔나 살펴보니...

누런 반죽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처음에는 위로 조금씩만 올라왔는데,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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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있는 것은 빵의 재료가 되는 반죽이었다.

이스트가 열심히 활동한 결과 반죽은 뭉게뭉게 부풀어올랐고,

문제는 아내의 예상보다 무척 부풀어올라버렸다는 것이고,

안에서 반죽이 차올라 있으니 압력이 해소되질 않아서 손잡이가 안돌아갔던 것이었다.


이스트의 활동 시간을 찾아보니 4시간에서 18시간이라고 해서 그냥 방치하기로 했다.

그런데 1시간여가 지나니 더이상 새어나오니 않길래 살짝 돌려보니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제 뚜껑은 열렸는데..

문제는 과연 청소가 잘 될 것인가.


안쪽 깊숙한 곳을 닦아야 하는데, 영상을 참조해보니 위 뚜껑을 열어야 나사를 빼서 꺼낼 수 있다길래 분해를 시작했다.

위 뚜껑을 겨우 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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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은 들어가면 안될 곳까지 들어가 있었던 것이었다.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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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으면 안되는데 웃음이 나옵니다. 빵을 많이 만들어 놓으시려고. ㅎㅎㅎㅎ

웃으시라고 올렸습니다. 마음껏 웃으셔요~ ^^

전 내솥을 안넣고 쌀을 넣는 바람에 솥 하나 해먹었습니다. 그 집도 어쩔수 없을거 같군요~

저희집 밥솥은 고급형이라 내솥과 닿는 부분에 틈이 아무것도 없어서 쌀이나 물을 그냥 넣어도 문제는 없거든요... 그런데 이럴줄은 몰랐어요 ㅠㅠ

아이구...
어찌 해결하셨는지 궁금하네요 ~~^^

분해하고, 청소하고, 다시 조립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내솥 코팅이 벗겨져버렸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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