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포텐이 터지기 전에

mmerlin (65)in #koinism • 6 years ago (edited)

포텐이 터지기 전에 사람은 가장 우울합니다. 되는 것이 없고, 해도 안되고, 더 이상 인생에 달라질 것이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텐이 터지기 전에 사람은 가장 충만합니다. 터진다는 것은 가득 차고 가득 차서 담아낼 수가 없을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포텐이 터지기 전의 사람은 무언가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을 쓸모없게 여기고 불만의 대상으로 여기면 그것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썩어 버립니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저절로 터져 나올 때까지 채우고 숙성시키는 일에는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걸 해온 겁니다. 포텐이 터지기 전의 사람은 말입니다.

그러니 좀 더 채우고 숙성시켜야 합니다. 아직 아니어서 터져 나오고 있지 않을 뿐이니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기다림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터져 나오는 그것은 채운 만큼 터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숙성된 만큼 맛이 나는 겁니다. 그걸 못 참고 뭐가 고이지도 않았는데 퍼내고 퍼내 봐야 종자씨로 밥해 먹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포텐이 터져 나온 사람을 존경하고 우러러봅니다. 그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나 끝난 존재들입니다. 그들에게는 더 터져 나올 게 없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한 세월 잘 살면 그뿐입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은 포텐을 찾아다닙니다. 이미 터질 대로 터져 나오 것에 투자해 봐야 더 얻을 부가가치가 없습니다. 익을 대로 익은, 아직 터져 나오기 직전의 무엇이 가장 좋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잘 익어갈 무엇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부가가치도 큽니다.

현상만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 뒤꽁무니만 쫓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상 너머를 볼 수 있다면 인식 너머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포텐이란 그런 것입니다. 자질과 토대, 자세와 이상..

포텐이 다 터져 나온 사람은 쭈그러들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결과물에만 안달복달하게 됩니다. 그러나 포텐이 터져 나오는 시점에, 주변에 역시 동일하게 포텐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면, 그 포텐은 화학작용을 일으켜 엄청난 파장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파장은 생태계를 창조하며 선순환의 과정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나의 포텐이 누군가의 포텐을 자극하고, 나와 그대의 포텐이 누군가의 포텐을 터뜨리고, 누군가의 포텐과 우리의 포텐이 융합반응을 일으켜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이것은 개인의 포텐이 아닌 공동체적 포텐이 갖는 힘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러한 시점을 놓쳤습니다. 그것이 폭발할 수도 있었는데 경계와 두려움, 패배의식과 부정적 생각으로 포텐을 거두어 버렸습니다. 뭐 물론 때가 이르지 않아 그랬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다른 곳에서 그 포텐을 터뜨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공동체적 환경에서 만나 상호작용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때와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운 100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보팅 따위로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포텐들을 가진 존재들이니까요.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여기에는 마법사가 있으니까요? 마법사는 그런 자들에게만 모습을 보이니까요.

그래서 마법사는 자신의 포텐을 업신여기는 자들을 경멸합니다. 그들은 마법사를 보았으나 믿지 않은 자요. 마법을 우습게 여긴 자들이니까요. 그리고 반드시 복수를 합니다. 복수는 간단합니다. 그들에게서 모습을 감추는 겁니다. 열쇠 하나는 마법사가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들의 포텐은 터져 나오지 못한 채, 강팍해진 강철 감옥에 갇혀 썩어들어가고 맙니다. 냄새가 지독합니다. 아주 구립니다. 그리고 다시 마법사를 만나기 위해 수만 생을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물론 마법사는 만나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