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지바르 섬 능귀

in #il-diary6 years ago (edited)


다레살렘에서 쾌속선 타고 두시간 이십여분 정도 거리에 잔지바르 섬이있다. 

저번주에 공휴일이 있어 잔지바르에 갔다. 

이 섬의 동쪽 끝, 능귀라는 지역에 가보았다. 뭘 알아서 간 것보다는 하도 능귀가 멋있다길래 한번 볼까 하고 갔다. 페리에서 내려 택시로 한시간 반정도 거리다.

잔지바르에서 찍은 석양사진이 멋있어 보여 갔는데 사일동안 오후엔 계속 비가 왔다. 이틀은 새벽에 해변을 걸을 수 있었고, 이른아침 해변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매일 새벽 하늘이 파래지기 전에 나가서 해 뜰때까지 해변에 있었다. 

해변 모래밭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해 뜨고 배고플 때까지 멍때리며 푸른 바다를 보기도했다. 그렇게 앞에서 규칙적으로 들리는 파도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있었다. 바람을 맞으며 가만히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참으로 묘하다. 왔다리 갔다리 시끄럽게시리 그러면서도 편안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공기는 맑았고 앞에 보이는 목선은 햇살을 머금어 아름다웠다. 물때낀 오래된 목선은 아름다움과 서글픔을 함께 갖고 있었다. 그 목선이 바다에 떠있을 때, 아침 떠오른 햇살을 살며시 품어 은근한 빛을 발하는데, 그 빛은 눈으로 들어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옆에 떠있는 FRP선박은 참으로 불편한 빛을 반사한다.


초록빛바닷물에두손을담그면~~


첫날은 올라가면서 농장 투어를 하면서 올라가 늦게 도착했고 비를 맞으며 방을 구했다. 


둘째날 스노쿨링을 갔다.

아침 9시에 출발예정이었는데 40여분 지나서 출발했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급기야 비가 내렸고, 크게 출렁이는 파도는 내리막과 오르막이 선명하게 나눠졌다. 내리막에서는 배가 안보일 것 같이 깊이 출렁였다. 멀미가 났고 두 사람은 배 밖으로 목을 내밀고 할 일을 했다. 그렇게 두시간을 넘게 달려서 도착한 곳은 작은 섬 주변. 바다에 들어가란다.

장비를 입에 물고 바다에 풍덩한 순간 눈 코로 들어간 바닷물은 눈물 콧물을 흘리며 허우적거리게 만들었고 결국 배를 붙잡고 눈콧물을 한참을 닦고 나서야 편안하게 가만히 물위에 떠서 산호초와 색색의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산호는 색을 잃어가고 있었고 회색으로 변해있었다.

들어간지 이십여분지났을까 등으로 떨어지는 엄청난 물방울에 멀리 떠내려갈까 두려웠다. 우리는 모두 배안으로 들어와 다닥다닥 붙어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잠시 바닷속에 들어가 각자 볼 일을 마치고 한명씩 올라오자 점심먹으러 모래가 멋진 섬으로 갔다.  점심을 먹을 동안 잠시 비가 멈췄지만 돌아오는 길엔 두시간 내내 비를 뿌렸다. 

그 흔들리고 비내리는 뱃속에서 우리는 서로 등을 맞대어 졸면서 돌아왔다. 비수기라 사람이 적어 좋긴한데 음..날씨는 역시 안좋았다. 사일동안 오후엔 계속 비가왔다. 잠시동안 쏟아지고 멈췄다가 또 쏟아지는 비였지만 구경하는데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다. 이곳의 성수기는 6.7.8월. 유럽사람과 러시아 사람이 많이 온단다.

마지막날은 마침 보름이라 그런지 파도가 길까지 올라왔다.

모래가 심각하게 유실되고 있었다. 이미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졌을것 같은 모래밭인데 걱정이 되었다.

바닷가 뒷편에 사는 현지 사람들 모습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많은 아트샵과 허름한 집과 가게들 어쩌면 이렇게 다른 세상일까 싶다.

능귀에 대해서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것 같은데,그런데 뭐라고 쓸 수가 없다. 쓸려니 너무 쓸데 없이 길어지고 신파로 흐를것 같아 그냥 아름다운 사진만 올려본다. 아직 중심지역은 보질 못했다. 다른곳을 몇번 더 들리고 싶은 섬이다.

예전에 @sunnyshiny 님도 잔지바르에 대해서 포스팅을 했다.

강아지가 모래를 파고 드러누우며 좋아한다.

해변가에 매일 아침 소들이 나와서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인터넷 서핑이라는 말이 얼마나 실감나는지 아~ 바람아 불어라 ~ 5G 여 어서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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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 보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잇닿아있는 사진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네요...

푸르스름한 빛과 파도소리 그리고 깨끗한 공기가 주는 건강함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가끔와서 말 거는 삐끼? 때문에 분위기 깰때가 있습니다.

오동댕님!! 제가 너무 오랜만에 들른것 같네요.

바다랑 모래사장 너무 이쁘네요. 구름이 잔뜩 껴있는데도 그 풍경이 장난 아닌거 같아요.
저도 딱 한번 스노클링한적있는데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스노클링 할때는 뛰어들지 말아야겠네요 ㅎㅎㅎ

모래유실은 왜 그런걸까요 ㅡㅡ; 사진으로 봐도 차이가 많이 나 보이긴 하네요.

정말 오랫만입니다. 제가 있는 곳이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안다보니 열린 페이지만 보고 그만일 때가 많아요.
텍사스는 이제 더워지겠습니다. ㅎ 탄자니아는 우기에서 겨울? 로 가는 중이라 시원합니다.ㅋㅋ
글쎄 여기도 춥더라니까요...

능귀라...사진으로 보여지는 풍경은 평화롭기만 합니다. 왠지 시간이 멈춰있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Nungwi, Zanzibar 섬 동쪽 끝입니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정말 시간이 멈춘듯이 흐릅니다. 하루종일 정말 하루종일 앉아있던 할아버지 한분이 있었습니다. 그분 옆에서 앉아있어봤는데 저한테 눈길 한번주시고는 바다만 바라보시더라구요...몇시간을...새벽부터 앉아계셨습니다. 매일...
평화로운 해변을 돌아 뒤로가면 정말 또 시간이 멈춘 마을이 있었습니다. 쩝..!

모든 사진이 그냥 그대로 다 작품이군요.

고맙습니다.

천국이 저런 모습일까요ㅎㅎㅎ
저런 곳에서 스티밋하면 기분 짱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리스팀 해갈게요!

봐주는사람별로없는데 ㅎㅎ리스팀해줘서 고맙습니다.
저곳 또한 3G도 잘 안돼는곳이라 폰바라보다분통에 살짝 주머니에 넣습니다. ;;;;;

여인네는 소변을 보는것 같이요.

흠...어린 소녀를 말하는것이라면...보름이라 파도가 길까지 올라와서 놀라 일어나는 장면입니다. 가족이 와서 즐겁게 노는 아이였습니다. ㅎ
저도 한시간 넘게 의자에 앉아서 해변가에 있는 가게들을 모두 무너트릴듯이 올라오는 파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었습니다. 젠장젠장젠장...하면서...너무 아름다웠거든요.
이 해변에 도는 푸른빛...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푸른빛.....초록빛....노을을 안봐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푸른빛은 생명을 품고 있거든요.
망부석의 눈물과 소변이 모여 이 바다를 만들었답니다.

아!!그렇군요.

너무 좋아보여요.. 하늘이 완전 그림같고 소떼들도 ㅋㅋ 미세먼지가 심하니까 더 이런 곳에 가고 싶어집니다.

멋진곳입니다. 뒷쪽으로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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