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가 살아났어요!

2년 전에 집으로 데려온 블루베리 나무가 있습니다. 아이 키보다 작은 나무라 열매를 맺을까 싶었는데 첫해에 블루베리가 엄청 많이 열려서 아이들과 대접 한 사발을 수확해 나눠 먹었습니다. 직접 키운 블루베리라 그런지 시중에 파는 블루베리보다 맛있었습니다. 작년에도 꽃이 적당히 피어서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한 알도 수확하지 못했습니다. 산성토질을 좋아하고 물을 많이 흡수하는 블루베리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관심과 정성이 부족했던 탓인 것 같습니다. 더욱이 가지들이 바짝 마를 동안 관리를 잘 못해줘서 열매는 커녕 혹시나 겨울동안 생명이 꺼진 건 아닌지 걱정을 했었습니다. ㅠㅠ

주말에 집에 왔는데 아이들이 저를 이끌고 베란다로 갑니다. 그리고는 상당히 들뜬 목소리로 블부베리에서 새싹이 나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군데 군데 앙증맞은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갓난 아기처럼 참 귀엽죠? ^^ 첫째가 달아준 태극기와 잘 어울립니다. ㅎㅎㅎ

블루베리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생명력이 강했습니다. 못난 주인을 만나 고생하고는 있지만 자신에게 주워진 환경에 주저앉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어요. 자라나는 새싹이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마른 가지를 과감하게 잘라주었습니다. 잘려나가는 가지에게는 미안한만큼 앞으로 영양제도 챙기고 조금 더 신경써 주리라 다짐했습니다. 아이들 역시 주기적으로 물을 주겠다고 합니다. ^^

올해는 블루베리 열매를 수확하는 것보다 건강하게 자라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겠습니다. 그리고 흙을 뚫고 새로 올라오는 작은 줄기도 하나 보이던데 큰 줄기가 되어 쑥쑥 자라날 수 있도록 돌봐주려 합니다. 블루베리 옆 한 쪽 공간이 비어있는데 잘 키워서 화분을 더 늘렸으면 좋겠네요! (블루베리 키우시는 분은 꿀팁 전수 부탁드립니다^^;)

어떤 생명이든 살아있음에 참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입니다. 모쪼록 가정에 두루 생명력 넘치는 기운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