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일자리와 교육과 음악과 아 많네. 여튼 그런 것들.

in Korea • 한국 • KR • KO13 days ago

뭔가 주절 주절하고 싶을 때는 스팀잇으로.

최근에 음악을 듣다 문득 들었던 생각인데, 당분간 AI가 내 일자리는 뺏어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언론에서 종종 올라오는 리뷰들을 보면 AI의 습격에서 중장년층이 가장 위험할 것이다, 벌벌 떠는 4050 이러던데, 내 생각엔 글쎄올시다임.

오히려 가장 위험한 건 이제 막 직장에 들어왔거나, 잡을 찾고 있는 주니어들임.

아직 쌓여 있는 경험이 미천해서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은데.

이런 생각이 든 과정을 복기해 보면,
처음 AI를 접했을 때 나도 야 이거 클났구나. 직장인들 멸 to the 망이네 했었음.

하지만 AI를 써보다 보니 드는 생각은, 아니 얘 아직까지는 도구에 불과하잖아. 결국 어떻게 일을 시키는지가 퀄리티 오브 아웃풋을 결정하는 거지 똥같이 물어보면 얘 똥가치네.

퀄리티는 어떻게 시키냐가 결정한다는 걸 깨달았음. 그럼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들은 누구냐. 일을 시켜보고, 거기서 어떻게 시켜야 일이 돌아가는지 몸으로 부딪히며 배워오면서 수정하고 조정하고 경험을 갈고닦아온 시니어들임.

실제로
지금 일하는 곳에서 단순히 답만 찾는 건 다들 잘함.

그런데 여러 업무를 연결해서 생각해야 하는 업무가 있으면 주니어들은 미안하지만 뭐도 아님. 당연함. 아직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안 되는 걸 어쩌겠음. 차라리 내가 클로드 붙잡고 하면 금세 끝남. 시키고 말고 업무 분장이고 말고 번거롭게 상대할 이유가 없음.

주니어들과는 그냥 서로 하하호호 나이스하게 지내면 되고, 주니어들 붙잡고 가르치느라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음. 그렇게 주니어들은 뭘 배울 필요도 적어졌고, 결정적으로 기회도 줄어들었음.

음악 듣다 이런 생각이 든 게 뜬금없긴 한데,
사실 나는 가요 잘 안 들어왔음. 가요가 K-POP으로 업그레이드 됐어도 잘 안 들었음.

근데 요새 꽂힌 노래가 있어 종종 들어왔는데, 블핑 리사의 bad angel 임.

블핑이나 리사가 좋은 게 아니라 이걸 ANYMA하고 같이 만들어서 들어봤음. ANYMA는 일렉트로닉 음악 씬에선 매우 핫한 뮤지션임. 근데 이 사람이 우리나라 아이돌이랑 협업했다니. 당연히 들어봐야지.

그래서 일단 들어보니..
어... 이거 예전 냄새가 나네. 나 한창 피 끓던 20대 냄새가 나네, 나. 그래서 잠시 일렉트로닉 음악 씬이 요새 어떻게 흘러가나 찾아봤더니.

음. Benny Benassi 옹의 음악이 또 요새 트렌드인 게 아니겠음. Benny Benassi가 누구임. 무려 약 20여 년 전 강남역 타워레코드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오던 Time이 이 사람 음악임.

이 할배가 또 아주 핫한 뮤지션인 ARTBAT이랑 음악을 만들어서 트렌드인 게 아니겠음.

참내.
패션도 20년을 되돌려 2000년대 초반으로 회귀하더니 음악도 그러네? 니들 한패야? 어이가 없으면서 기특하기도 해서 Benni 음악도 들어보니 야.... 이거 판박이네. X Dream이네. 내가 스무 살 때 스피커 끌어안고 하루 종일 주구장창 들어 제끼던 음악에서 소리만 좀 더 요즘 스타일로 바꼈네.

20년도 더 된 오래 the first 라는 곡을 처음으로 들었을 때, 야 이거다, 이게 퓨처다. 나중엔 이런 음악들이 세상을 점령하겠지! 이러면서 감탄을 했는데 20년이 지난 미래에 한국 뮤지션이 똑같은 코드로 트렌드를 만들고 있음.

이러다 보니 퍼뜩 경험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치면서 AI, 직장, 주니어 시니어 등등 잡생각들이 머리에 떠올랐던 거였음.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아들 교육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됨.

한국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요즘 베트남에 출장을 자주 옴. 오면 이런 저런 얘기 늘어놓는데 아이 교육 얘기는 꼭 나옴. 대 AI의 시대를 맞아 국영수는 가르칠 생각이 없다고 함. 그냥 뭐 알아서 즐겁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함. 내 성격이 그렇듯 항상 앞에서는 그래 니가 맞다, 옳다 해주지만.

난 조금 생각이 다름.
AI가 필수가 될수록 그걸 다루는 인간의 경험은 무지막지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함. 그리고 AI에 끌려다니면 그 경험을 절대 획득할 수 없음. 아는 게 있어서 그 아는 걸 바탕으로 AI "와" 일하는 거랑, 아는 게 없어서 해맑게 AI "에 의해서" 일하는 건 천지차이임.

결국 AI랑 마주 앉았을 때 인간의 머릿속에서 터져 나오는 아웃풋이 있어야 뭐든 "같이 할 수" 있는 건데, 머릿속에서 아웃풋이 나오려면 일단 압도적인 인풋이 있어야 함. 그래서 오히려 난 기존의 교육이 무너질 필요는 없다고 봄. 뭘 알아야 지시를 하지. 난 기존의 커리큘럼은 그대로 두고 각각을 연결시킬 수 있는 인사이트를 기르기 위한 능력 함양 법을 오히려 추가로 더 배워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봄. 아몰랑. AI가 다 너보다 잘해. 그냥 놀아. 그리고 행복해. 이렇게 AI 시대를 바라보는 건 큰 오판이라고 봄.

그래서 나는 내가 경험했던 대로 아들에게 고대로, 하지만 조금 천천히, 해주고 있음.

아는 건 힘이고,
알려면 책을 봐야 하고,
클로드도 책부터 읽었다.

동시에 심미안도 무지무지 중요하니 여행 계속 끌고 다녀주마.
상상과 공상 열심히 해라.
방해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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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days ago 

일을 시키는지가 퀄리티 오브 아웃풋을 결정하는 거지 똥같이 물어보면 얘 똥가치네

1000% 공감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오히려 인문학 교육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원래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끌려다녔다고 생각하고, 2011년의 기술로도 우리는 사이보그 100인분 전사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끌려다니지 않으면 언제든 상관없는거 같습니다. 자녀분을 끌려다니지 않게 만드시는 것은 타당한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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