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빳사나명상수행일지] 들어가기전: Not Enough

본 글은 진안에 위치한 '담마코리아 명상 센터'에서 위빳사나 10일 명상코스를 체험한 후 적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수행일지입니다. 담마 혹은 위빳사나 명상과는 다른 필자 개인의 의견이 첨부되어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위빳사나 명상을 앞두신 분께는 이 글을 통해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명상이 끝날 때까지 이 글을 읽지 않으시길 권고 드립니다. 위빳사나 명상가분의 피드백과 체험 공유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Copyright 2022. @kamoverse




‘위빳사나 명상’을 알려준 건 교보문고였다. 책을 구매하다가 하단에 추천 도서 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명상이란 단어를 제외하고는 외계어처럼 생소한 단어의 조합이었다. 홀린 듯 책 소개를 읽다가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운 좋게도 근처 도서관에 대출 가능한 책이 한 권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은둔 모드로 자발적 고독의 시간을 보냈다. 최대한 집에 머물며 별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겉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말하지 않으면 같이 사는 사람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내밀한 변화였다. 다시 방황하며 혼란스러웠고, 가끔은 답답했고 때로는 스스로를 의심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삶을 살아오며 쌓인 감으로 어렴풋한 짐작은 했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때가 되었다는 걸. 다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랐다.



그 과정에서 무의식과 친해지기 위해 꿈을 해석하고 나름대로 명상을 꾸준히 하고 산책을 하고 필라테스를 하며 몸을 돌보았다. 절망하거나 자책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나를 들여다보는 훈련을 했다. 꼭 해결해야 할 과거의 기억을 붙잡고 여러 각도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시간을 보냈다. 점진적으로 평온해졌다. 삶이 행복했고 그걸 누구에게 확인받거나 이해받지 못해도 상관없어졌다. 아니, 이전에 내가 얼마나 타인에게 존재를 이해받고자 애써왔는지를 한 단계 더 깊이 인정하게 되었다.

많은 책을 읽었다. 네빌 고다드와 람타의 책은 많은 위로와 사랑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나만의 철학과 세계관이 있었다. 그것을 다른 이에게 증명하거나 설득하는 데 이번 생을 낭비할 생각은 없다. 맞냐, 틀리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나는 끊임없이 마음에 드는 새로운 관점을 찾았고, 삶으로 끌고 들어와 직접 실험하며 나와의 적합성을 따져봤다. 내가 좋으면 그게 맞는 거였고 마음이 불편하면 철회했다. 대략 그렇게 모인 철학의 느낌은 20대보다 긍정적이고 희망찬 동시에 실천적이고 유연하며 훨씬 낭만적이었다.



대부분의 나날, 안정되고 평온했음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하면 거기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여전히 주기적으로 기분의 고저가 파도처럼 밀려왔고 거기에 영향을 받았다. 그 파도가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어 다시 평온하고 침착한 상태로 돌아오기 애를 먹는 날도 생겼다. 비슷한 책만 읽었기 때문일까? 더 이상 책을 읽어도 소용없어 보였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인 수행법을 직접 누군가에게 배우고 싶었다. 이 정체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알고 싶었다.





위빳사나 책에 나오는 이론은 생소한 용어를 제외하면 꽤나 익숙했다. 그러나 한 문장이 나를 명상 코스로 이끌었다. 아무리 지식을 익혀도 경험으로 몸소 체험한 지식이 아니면 지혜가 될 수 없다. 말로 할 수 없으니 직접 참여해서 직접 경험해야만 한다고. 직관이 발동했다. 여기 가면 분명 내게 필요한 무언가 그 단서라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여기 꼭 가야 한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수행 코스 날짜를 확인했다. 마음 같아서 당장 참여하고 싶었지만, 몇 달을 여유롭게 기다려야 했다. 5/11~5/22일 10일 코스가 눈에 바로 들어왔다. 이 날짜다! 11에서 22로 딱 떨어지는 숫자와 개인적인 일정이 최적으로 적합했다.



역시나 예감대로 그 코스를 신청한 다음날 바로 참가가 확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렇게 삶의 초대에 이끌려 위빳사나 10일 코스에 참여하게 된다.




2022년 6월 25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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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위빠사나 명상을 제가 먼저 알려드린게 아니었군요..?
드디어 첫 글 !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실지 궁금합니다 >_<
화이팅!!

원래 계획과 달리 마무리 글까지 완료하진 못했지만, 점점 기억을 잃어가서(..ㅋㅋㅋ) 일단 시작해봐요.
네. 위빳사나 신청한 후에 카모님 글에서 위빳사나를 발견하고 혼자 동시성에 전율했지요! ㅋㅋㅋ

아하 ㅋㅋㅋ 정말 신기하네요..
그렇게 갈수밖에 없었나봐요 ㅎㅎ

 2 years ago (edited)

저도 명상을 하고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문장력이 탁월하시네요.

스팀잇에 명상하시는 분들이 좀 계신가보네요. 명상 커뮤니티 하나 만들어도 되겠어요~

오 etain님은 어떤 방식으로 명상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정신세계에 관심이 많아요.
헿. 명상하는 분들을 만나면 반갑지요. : ) !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애플트리님 감사드립니다 :D !

두번째 글도 기다려 집니다. ㅎㅎ^^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매일 매일 올려볼까 합니다.
읽는 분들이 어떠할지 재밌으면 좋겠지만.. 너무나 개인적인 이야기라 잘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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