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헤어질결심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


스포일러 주의


핸드폰은 바다에 버려요. 아무도 찾을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에

친구의 제안으로 헤어질결심을 다시 한 번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결말을 모두 아는 상태에서 보는 영화는 긴장감이나 의심이 제거된 완전한 멜로영화로 보였다. 이상하게도 다른 어떤 대사보다도 저 대사를 읖조리게 되었다. 둘은 지식적이나 의미적으로서가 아니라 실행과 완수와 행동의 의미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게 사랑의 장벽이 아니라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사랑을 이끌어내고 그 사람에게 더 깊이 빠지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는 건 그것이 나를 이 영화에 매료시킨 것 같다. 참으로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두 캐릭터의 설정을 고려하자면 당위성이 짙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서래일수밖에 없다.

서래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서래가 관능적이거나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해준의 말처럼 서래는 긴장감 없이도 몸이 꽂꽂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어를 적확하게 구사하기 때문이고 단 한 번의 머뭇거림도 없이 사는 우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해준은 자신의 우아함은 경찰로서의 자부심에 비롯되었다고 말했고 그것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로 인해 붕괴되었다며 좌절했고 이내 서래를 떠났다. 서래의 우아함은 붕괴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마지못해 살해하거나 누군가에게 버림 받거나 억압되는 순간조차도 불쌍해서 동정을 받을 순간조차도 그녀의 우아함은 결코 꺾이지 않는다. 그녀는 언어의 원형과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기에 삶의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녀의 좋아한단 말은 그저 좋아한단 말일 뿐이고, 사랑한단 말은 사랑한단 말일 뿐이다.

그러니 아무리 돌려말하거나 무의식 속 봉인된 해준의 사랑한단 말도 들리지 않을 리 없었다. 해준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중요하고 풀고 싶은 증거이자 과제를 서래는 통째로 바다 깊숙이 던져버리기로 결심했으므로. 영원히 해준은 깊은 잠에 들 수 없을 것이다, 마침내.




2022년 7월 25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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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연기력이 정말 깊었을것 같아요.
특히 여자분의 케릭터가 글만 읽어도 되게 와닿네요
언젠가 한번 봐야겠어요!

카모님이 이리 말씀해주시다니 뿌듯해요. 사람에 짜라 보는 관점이 많이 다른 캐릭터라고요. 나중에 만나게 되시면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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