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서 머스크까지

in zzan3 years ago

코로나19가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상륙한지도 만 1년이 넘었다.
이 무법자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를 위한 방편으로 마스크라는 작은물건에게 절대의 권위가 부여되었다. 한 겨울 우체국이나 약국앞에 웅크리고 떨며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은 줄어들지 않았고 공적마스크라는 이름은 특권층보다 더 특권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우한 보다 대구와 특정 종교단체는 감히 바라보거나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금단의 열매가 되어 갔다. 외국의 비행기는 언제나 들어올 수 있어도 우리가 출국을 하기에는 갈 곳이 없었다.
간호사 엄마의 동영상을 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 아이를 따라 눈물을 훔쳐야 했던 엄마와 유리벽 넘어 노모의 마지막을 지켜보아야 했던 자식들과 하루 차이로 입원한 아내에게 빈 집에서 병상이 나기만 기다리다 혼자 숨진 남편의 소식을 들어야 했던 아내도 있었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6.25ㄸ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고, 옛날에 돌던 염병보다 더 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회관보다 좋다고 아침이면 모여서 놀던 이웃 할머니들을 이 다음에 오시라고 돌려보내자니 서운한 얼굴로 돌아가시던 모습이 역력하다. 우리 생활을 옥죄는 못 된 질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호흡곤란에 습기로 안경이 흐려지는 것도 참아야했다.

그런 우리앞에 마스크 위에 머스크님이 등장했다.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님이시다. 그의 눈길 손길에 코린이들은 줄을 선다.
가상화폐 오픈 채팅방에서 한 투자자의 말에 일제히 매수를 거는 이들, 코린이란 코인+어린이의 합성어로 가상화폐를 늦게 시작한 초보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게임은 24시간 이어진다. 주말이나 휴일엔 평일보다 더 활황이다. 48시간을 온통 가상화폐에 쏟는다. 보통 게임에 중독된 이들이 게임사의 임시점검이 뜨면 집단으로 몰려들어 게임사에 분노를 표출한다. 그리고 각자의 불만을 쏟아낸다.

지난주 가상화페 거래소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빗썸과 업비트가 잠시 점검을 한다고 공지를 올리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난리가 났다. 트래픽 증가와 사이트 표시 오류에 따른 긴급점검인데, 투자자들에게 이런 사태는 코로나19보다 나을 게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여기엔 마스크가 쓸모가 없다는 얘기다.

게임보다 가상화폐 투자가 훨씬 더 예민하고 불안정하다. 서버 문제로 매도 매수가 안 될 경우 필요한 시기에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손실을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아우성이다. 성난 벌떼에게 마스크는 이미 무용지물이다. 6.25대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오직 머스크의 한 마디가 코린이들에겐 복된말씀처럼 들린다.

그러나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라, 내일 일은 그 분도 모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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