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찜 먹고 싶다.

in zzan3 years ago

우리 식구들은 유난히 계란찜을 좋아한다.
아침에 국거리가 마땅치 않거나 시간에 쫓겨 빨리 밥을 차려야 할
때 국이나 찌개가 없어도 썰렁한 자리를 메워주는 대역으로 계란찜이
안성맞춤이다.

물론 그 자체로도 좋은 반찬고 안주도 되어 주는 계란찜을 자주 해
먹는 편이었는데 한 동안은 계란찜을 먹지 못했다.

오래 불을 먹은 뚝배기 바닥에 균열이 가기 시작해서 설거지를 하는데
반으로 갈라진다. 다행이 손을 다치지는 않았지만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하는 말이
다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계란찜은 못 해먹게
생겼다고 아쉬워한다.

밥을 먹으면서 뭔가 허전했다. 나도 모르게 수저를 든 손이 계란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잠시 수저를 들고 방향을 잃고 있었다. 뚝배기가
깨지던 날엔 당장 새로 사 올 것 같았지만 막상 다음 날이 되자 흐지부지
잊어버렸다.

어머니도 내일 마트가면 뚝배기 하나 사오라고 하신다. 아마도 계란찜
생각이 나신 것 같다. 내일은 잊어버리지 말고 뚝배기를 사다 그 어느
날보다 더 맛있는 계란찜을 해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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