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함은 이중성을 먹고 산다.

in zzan3 years ago

얼마전 횟집을 하던 사람이 가게를 접고 이사를 갔다.
처음 개업을 할 때는 단골을 잡기 위해서 가격을 싸게 팔아 동종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찾아가서 적정 가격을 받기로 제안을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한동안 손님이 넘쳤고 포장을 해 가는 사람들도 많아 가게는 늘 북적거렸다. 밥 먹을 시간도 없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우리도 몇 번 이용을 했는데 이렇게 팔아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일 작게 주문을 해도 야채며 매운탕 거리도 잘 챙겨주면서 해삼이나 낙지를 써비스라며 챙겨주었다. 받아먹는 사람이야 좋겠지만 좁은 지역에서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데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경쟁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하는데 지나치면 양쪽이 다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봄에 오픈을 한 가게가 찬바람이 불고 겨울로 접어들 무렵 가게를 뺀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소문은 현실로 나타났다.

동네 한쪽에 낡은 건물 신축을 하기 위해 부지정리를 끝내고 비워둔 땅이 있었다. 거기에 버린 살림살이들이 나뒹굴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횟집에서 버리고 간 쓰레기라고 하면서 혀를 찼다. 그거나 하고 그만두기를 괜히 동네 시끄럽게 얼굴 붉혀가며 그 난리를 피우는 꼴이저도 끝에는 망해서 보따리를 싸게 될 줄 처음부터 알았다고 했다.

내가 알기엔 그사람도 횟집 드나들며 공술도 꽤 얻어먹으면서 그 때는 역시 장사를 잘 한다느니 서울에서 잘 나가는 집에 있었다고 하더니 솜씨가 좋다느니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넘어 아부를 떨던 입으로 그렇게 싹수부터 잘 알았으면 진작에 그런 말을 해 주지 이제 와서 뒷말이나 하고 있는 비열함이 쓰레기더미 옆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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