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in zzan2 years ago

고민/

거미줄을 걷어내려던 손이 멈칫한다.
필생의 역작일지도 몰라, 파수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인지도 몰라 그걸 몰라주고 걷어 낸다면...

거미줄을 놓고 생각해 본다.

거미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명 연장과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필생의 사업 이리다.
거미 역시 자신의 생명 연장과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는 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뺏어 취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거미줄은 직접 남의 생명을 취하기보다는 거미줄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간접 방식을 취한다.
거미줄에 걸려들지 않은 것은 취할 수거 없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 보면 방충망이 있다고는 하나 뚫고 들어오는 모기 같은 해충을 막아주니 보기에는 덜 좋으나 나쁘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모기가 하나 둘 날아다니는 걸 보는 건 신경이 쓰인다. 그러니 어찌 보면 고마운 거미 줄이다.

모기 입장에서 보면 철의 장막처럼 보이는 모기장보다 더 무서운 게 거미줄이다. 기껏 뚫고 들어 왔는데 아뿔싸 거미 줄이라니 이는 꼼짝없이 거미의 식사가 되는구밖에 없는 것이니 지옥보다 더한 곳, 혹은 것이 되리다.

해서 거미줄을 걷어 낼까 하다 멈칫했다.
보기 싫은 거 생각하면 걷어 내는 게 맞는데 애써 노력해놓은 삶의 도구를 망가 트린 다는 생각에 이르면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고 하여 그냥 놔두기로 했다. 보기 싫은 거야 그것만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니 참을만하다는 생각이다.

모기 입장에서는 나쁜 거미줄 내 입장에서는 고마운 거미줄 이렇게도 이야기되는 거 같다. 그런데 걷어내면 거미 입장에서 난 나쁜 사람 이 될 것이다. 살다 보면 쓰잘데 없어 보이는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이런 게 삶이고 동시대의 지구라는 곳에서 종은 다르지만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게 그, 냥 우연만은 아니지 싶기도 하다.

사후 다른 세계가 있다면 그곳에서는 모든 생물이 동등한 권위와 한 언어를 써서 대화가 된다면 그럴지도 모른다. 언제 어느 때 지구에서 말이야 그때 죽을힘을 다해서 만들어 놓은 내 삶의 도구를 그 거시기가 다 망쳐놔서 그때 정말 깨물어 주고 싶었다니까 그런데 그때 그게 너였어 할지도 모른다.

문득문득 드는 생각, 우리는 어쩌면 한 몸 인지도 몰라 지구라는 것을 하나의 생명으로 보면 분명 우리는 한 몸이다. 그러니 식물이건 동물이건 물이건 흙이건 우린 한 몸이니 서로 보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해서 세상에서는 함부로 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러할지니 사람이 사람 대하는 것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
그 누구의 말로도 쉽게 끝나지 않는 전쟁, 푸틴의 한마디면 되는데 그걸 못한다.
시베리아 숲 속에 어느 정령이 푸틴의 연혼으로 들어가 이제 전쟁 그만하고 철수해라 내가 잘못 생각했다. 이렇게 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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