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바탕 3월호에 실린 시 셋

in zzan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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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 사랑>

---이 혜 선---

소금물 속에 녹아
살과 뼈 다 내주고
까만 눈만 뜨고 기다리는 새우
새우 몸을 받아 안아
제 살과 뼈 함께 녹여
흔적 없이 사라지는 소금
둘이 무르녹아 사라진 뒤에
태어나는 둥근 항아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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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잔>

---송 선 영---

지워질까
담지 못하겠네
담다가
마음 아파
마실 수 없겠네

맛이라도 보자
한 잔 담아 먹고
그 맛 그리며
두고두고
보아야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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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흔적을 쫓아서>

---금 종 례---

흐르는 강물 위로
휘휘 돌아가는 바람은
봄의 흔적을 쫓는 자취뿐

물가의 억새꽃처럼
한파를 견뎌온 모가 나무의
옹이는 성장을 위한 몸부림

나무가 오늘에 서있는 힘은
옹이의 아픔을 흔적과
뿌리 향한 열정의 사랑으로
살아온 세월의 훈장인 것을

새로운 생 앞의 다짐을
떠도는 바람의 흔적 속에
말없이 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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