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장갑

in zzanlast year

1월35.jpg

<벙어리장갑>

---오 탁 번---

여름내 어깨순 집어준 목화에서
마디마디 목화꽃이 피어나면
달콤한 목화다래 몰래 따서 먹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겨울에 손 꽁꽁 얼어도 좋으니?
서리내리는 가을이 성큼 오면
다래가 터지며 목화송이가 열리고
목화송이 따다가 씨아에 넣어 앗으면
하얀 목화솜이 소복소복 쌓인다
솜 활끈 튕기면 피어나는 솜으로
고치를 빚어 물레로 실을 잣는다
뱅그르르 도는 물렛살을 만지려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손 다쳐서 아야 해도 좋으니?
까치설날 아침에 잣눈이 내리면
우스꽝스런 눈사람 만들어 세우고
까치설빔 다 적시며 눈싸움한다
동무들은 시린 손을 호호 불지만
내 손은 눈곱만큼도 안 시리다
누나가 뜨개질한 벙어리장갑에서
어머니의 꾸중과 누나의 눈흘김이
하얀 목화송이로 여태 피어나고
실 잣는 물레도 이냥 돌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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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눈? 어떤 걸 잣눈이라 하지요?

빙어를 잡으신 거에요?
술 안주네.....

많이 쌓인 눈이 잣눈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음식이 제겐 안주^^

물고기가 커보이는데 빙어 맞나요?? ㅎㅎㅎ
손맛에 소주한병은 순삭???

산천업니다. 잡았다치고 한 병은 벌써...^^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기가 아주 깨끗해 보이네요

화천에 살던 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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