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자화상>
---서 정 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애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었다 한다.
스물 세 햇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위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어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우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어리며 나는 왔다.
(서정주 시인의 화사 중에서)
저 사진 찍는 분은 누구세요? ㅎㅎ
접니다.^^
Hello...
Welcome to my world.^^
좋은 시네요. 감사합니다.
시를 보는 좋은 눈을 가지신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