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나라로...

세상은 태평흐니 마음 편히 더 주무시라며 구름 안대로 누워계신 부처님 눈을 가리며 비구름 호명산 넘어 남쪽으로 남쪽으로 흘러 간다.

그 아래 할머니 하고 부르면 화들짝 놀라는 시늉을 하는 동네 아줌씨들의 아침운동이 활기차다.
참 부지런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분둘이다.

걷는거로 시작하지 않으면 하루가 찌푸둥 하고 다리가 굳어서 못 걸어 너무 힘들어 억지로라도 나온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면 운동장을 열바퀴 이상 돌아도 끝나지 않은다.
어쩌면 이분들의 삶에 에너지지 힘차게 걷는 발걸음과 쉼없이 해대는 수다에서 오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여자는 뭉쳐서 뭔가를 하면 남자보다 더 에너지가 증폭되는가 보다. 그러다가도 어느순간 필요없다 싶으면 금방 비워내는 툭이한 재주를 가진 재주꾼들이다.

비가 안 올거같아 우산을 안가지고 왔다고들 하며 빨리 돌고 가자고 하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비가 내리니 서둘러 가는 모습이다. 나도 다시 우산을 받쳐들고 운동장 가운데 둥그렇게 그려 놓은 원을 따라 빙글 빙글 돈다.

그러다 눈이 피곤하다 싶으면 초록 벌판같은 운동장을 휘 둘러 본다. 국제 규격에 맞춰서 만들어 놓은 축구장 은 중심에 서보면 생각보다 넓다. 그래서 초원을 마음껏 누비는 야생마 아니 양이 되는 기분이다. 덕분에 눈길을 살짝 돌리면 푸른 초원이며 고개를 조금만 들어 보면 밀림보다도 더한 푸르름이 넘쳐나는 산들이다.

하늘에 구름이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가는걸 보고 막연한 남쪽나라 그리움을 이야기 하려던게 우리동네 자랑 비슷하게 흘러간거 같은데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사실 자연 경관은 우리 동네처럼 좋은곳은 없다고 단언적으로 이야기해도 틀리지 않는 이야기다. 정말 좋은곳이다.
부족한게 하나도 없는 그런곳인데 현대인들의 추구하는 삶이 그것만으로는 만족을 주지 못하기에 어쩌다 들리거나 나들어 좋은것에 가서 살고 싶다는 분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나도 추운 겨울을 빼면 우리 동네가 부러울거 없이 너무나 좋은데 추운게 싫은 나는 겨울이면 남쪽나라를 꿈꾼다.
그 남쪽 나라가 어디인지는 모르나 정말 지독하게 추운 겨울이면 도망이라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그런 동네에 스키장 하나 없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할수있는데 사실 여러건에 스키장 건설 시도가 있기는 했었다. 그러나 수도권의 생명수가 워낙에 중요한지라 특급 상수원 보호구역인 이곳에서는 다 물거품이되어 사라진 꿈들이다.

그 유명한 비발디파크도 옆동네인데 강원도라 허가가 난거같고 포천도 인접지역이나 강물이 상수원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으니 허가가 난거 같다.

아니면 우리 동네 정치인들이 재주가 없던지 추진력이 떨어졌기에 그런지도 모른다. 20년전만 해도 여기 저기 스키장 계획이 있어 스키장이 들어 온다며 좋아 했는데 이젠 주민들도 기대조차도 안하는 분위기이다.

지역 발전이나 경제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사계절 관광시설이 최고다. 그런데 춥기로 유명한 가평군에 스키장 하나 없다.

이야기가 푸념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오늘도 누구 말처럼 좋은 날이다.
여러분들도 좋은 날 되시기를 바라며 아침 인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20/08/31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