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차근차근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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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당연히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이곳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울이었으면 인터넷으로 포스터를 맡겨 다음날 바로 수령할 수 있지만 레에서는 포스터를 인쇄해 줄 곳 조차 마땅치않다. 레 시내의 사진관과 인쇄 가게를 몇군데나 들렸지만 a3 종이가 없다는 답이나, 촌스럽게 그지 없는 빤딱빤딱한 종이를 디밀 뿐이었다. 그것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말하면서. 그래서 이 번에도 레에서 다소 떨어진 스칼쟝링까지 포스터를 인쇄하러 왔다.

우리는 두꺼운 광택이 없는 종이에 포스터를 인쇄하고 싶었지만 그런 옵션은 없었다. 플렉스만 가능하다 했다.

"플렉스가 뭔가요?"

직원이 꺼내 온 플렉스는 종이라기 보다 얇은 장판같은 재질이었다. 매끈하기보단 약간 우둘두둘한 질감이었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얼마인가요?"
"40루피요(680원)"
"당장 해주세요!!!"

30분이 넘게 걸린다는 말에 근처 티베트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야외 좌석이 아담하고 예쁜 곳이었다. 레에 와서 한 일이라곤 동네 마실이나, 카페 라다크를 위한 쇼핑 뿐이었어서 모처럼 새로운 식당에서 밥을 먹으니 비로소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인쇄된 플렉스 포스터는 생각보다 예뻐서 우리는 큰 목소리로, 오래 감탄했다. 도서출판 춘자의 모든 책 표지도 인쇄해가자 말했지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다. 나란히 포스터 세 장을 카페,라다크 창문에 붙이니 진짜, 정말, 팝업을 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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