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코엑스서 맥주 여행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edited)

맥주 박람회와 주류 박람회는 매년 빼놓지 않는 연례행사이다. 최근 몇 년 코로나임에도 꾸준히 참여했는데 늘 같이 갈 사람이 없어 혼자 가곤했다. 마침 이번 주에 만나기로 한 R에게 제안하니 흔쾌히 반차를 내고 가겠다고 승락했다. 술 박람회는 처음이라는 R에게 난 숙련자로서의 몇가지 주의사항을 말했다. 너무 흥분하지 말 것, 배를 든든히 채울 것, 맛있는 부스 위주로 먹을 것. 우리는 두 번째 주의사항을 지키기위해 설렁탕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의 혼란술로 우린 삼십분 넘게 헤맸고 박람회장을 들어가기도 전에 지쳤다. 가까스로 다다른 설렁탕집의 맛은 뭐 그냥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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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처음으로 들른 비어바나. 문래동에 있는 비어바니는 작은 모임때문에 한번 가봤는데 인생 최초로 뉴잉 ipa를 먹어본 곳이다. 쥬시바나 뉴잉 ipa는 여전히 맛있다. 만우절 행사로 '진짜 쥬스'라는 이름의 트로피컬한 맥주도 나눠주었다. 열대과일의 맛이 강하게 올라고 새콤했는데 약간의 쓴맛도 섞여있었다. 맥주의 느낌은 사실 강하지 않았지만 열대 쥬스를 먹는 느낌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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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있다. 재활용 포대를 이용해 술 캐리어를만들었다. R은 맥주 2개가 들어가는 가방을 나는 와인 1개가 들어가는 사이즈로 뚝따리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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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질까 위태롭지만 나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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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먹은 국내 브루어리의 맥주가 다 별로였다. 오늘 가장 만족스러웠던 국내 브루어리는 감자 아일랜드. 뉴잉 ipa 맛도 꽤 괜찮았고 팥맛이 나는 스타우트도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로도 감자를 섞었다는 퍼일 에일도 확실히 개성이 살아있었다. 감자 아일랜드를 가러 춘천에 한 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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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지만 스타우트도 ipa도 미국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브루어리의 역사와 수, 투입되는 인원을 따져 생각하면 당연한 일일지도. 이번 박람회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호포칼립스 헤이지 더블 ipa.

부스중에 구덴 카를로스가 있었는데 20세기 소년 시절 위스키 인퓨즈 맥주를 들여놓았던 브루어리이다. 그때 직접 가게를 방문했던 사장님이 부스에 있어 내적 친밀감은 있어 줄을 서서 시음했으나 역시나 내 입맛에 안맞다.

오미자 증류주 '달'은 사악한 가격으로 유명해 시음도 거의 없는데 이번 맥주박람회에서 시음을 하고 있어 놓치지 않고 마셨다. 오크통에 숙성한 달은 맛있다. 오미자의 달짝지근하면 향기로운 맛과 오크의 진중한 맛이 잘 어우러지고 높은 도수지만 끝에 달큰한 여운이 남아 부담스럽지 않다. 한국 꼬냑같다. 물론 비싸기에 내가 사먹을 일은 없다. 늘 혼자 메모장에 테이스팅 노트를 하기 바빴는데 R과 조잘조잘 평가를 하며 마시니 술도 안취하고 더 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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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은 무수한 맥주를 뒤로 하고 세종대왕 어주 약주를 일위로 꼽았다. 마시자 마자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신맛 단맛 밸런스가 잘 잡힌 맛있는 약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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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집으로 와 잭슨 피자에 토마토로를 먹는데 기가 막히게 잘어울린다. 약간의 탄산에 토마토 맛이 가볍고 상큼하면서도 새초롬한 토마토로는 그냥 마셔도 좋지만 토마토 소스 베이스인 피자랑 찰떡궁합이다. 우리는 연신 졸라 맛있다를 연발했다. 이 맛을 표현할 맛은 졸라 맛있다 밖에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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