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거울에 비친다, 거울을 닦는다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제주에서의 둘 째날, 아침 일찍 부터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호텔의 맛없는 조식을 먹고 뽀시락 거리는 하얀 시트에 누워 <이 낯선 여행, 이 낯선 세계>를 폈다. 음악도 켰다. 작가인 춘자가 명상할 때 들었다는 브라이언 이노의 음악이다.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자연스레 이 노래를 플레이했다. 창문에서는 뜨겁지 않은 해가 기분 좋게 감겨든다. 푹신한 베개에 머리를 반쯤 파묻고 뒤짚어 누워서 책을 읽다, 두 팔로 책을 허공에 올린 뒤 똑바로 누워도 읽는다. 한 줄 한 줄 문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꼭꼭 씹어서 읽는다. 달콤한 공기와 나른한 태양에 지지 않게끔 게으른 자세에서도 각성을 꾀한다. 피곤했던 제주 여행에서 가장 평화로웠던 시간이다. 너무 아껴서 읽었는지 시간이 좀 오래걸렸다. 지금 이제 막바지이다. 내일이 되기 전에, 내일이 조금 지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심호흡을 하고 공들인 리뷰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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