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그렇게 살아간 일주일
목이 찢어질 듯 성긴 기침을 연달아 하고 나면 두개골이 띵 하고 울린다. 폐부에서 피가 솓구쳐오를 것 같은 불안한 쇠맛이 목울대 주변에서 서성인다. 불투명한 가래가 희끄무레하게 껴있어 침을 삼키면 꾸우-우-우-우-우울꺽 하고 힘겹게 넘어간다. 불필요하고 숨막히는 우-우-우-우-우를 거쳐야 한다. 진득진득한 콧물을 푼 휴지는 쌓이고 쌓여 하얀 산이 된다. 격리가 한 달이었으면 휴지 산은 방안 빼곡히 쌓여 나를 방밖으로 밀어냈을 것이다. 일주일 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따끔거리는 목의 고통으로 시작한 코로나는 코로 올라오며 매일 매일의 증상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나는 매일 내 몸의 통증을 짚어가며 일주일을 살아냈다. 그리고 1시간 30분 뒤 격리가 끝난다.
밤에 어둠속에서 잠을 자야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에 달콤하지 않다. 오랫동안 읽지 못한 두꺼운 책 하나를 옆에 끼고 빛이 새어들어오는 침대에 기대어 누워 격리가 끝나기 전에 다 읽겠다고 마음 먹는다. 배에 쿠션을 올리고 책을 읽다가 오른쪽 왼쪽으로 자세를 바꿔 뒤척이며 책을 읽다 이내 스르륵 눈이 감긴다. 깜빡깜빡거리는 의식 사이로 몽롱한 노래가 비집고 들어온다. 나른한 선율이 나른한 의식 위에 포개져 미끄러지듯 잠이 든다. 아직 밖은 밝다. 꿈에서 나는 밖에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기도 하고 안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가 찾고 기다리는 것이 나는 모른다. 그저 절박한 마음이라는 것만 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면 멈춘 음악을 플레이하고 읽던 책을 읽기도 하고, 새로운 책을 읽기도 한다. 책이 지겨워지면 유튜브도 가끔 본다. 오늘은 오랜만에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옅게 탄 블랙 커피는 향이 짙지 않고 입 안에는 커피의 탄맛과 구수한 맛이 희미하게 남는다. 아주 옅게 희석해서 커피를 탄다면 그것은 커피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저 커피물에 불과할까?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는 시간에 최대한 많이 듣고 많이 읽으려고 했다. <생의 이면>을 다 읽었고 계속 반복해 듣고 싶은 이 노래를 만나 계속 반복해 들었다. 유난 떨 것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간 일주였다. 오히려 조금은 흡족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