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11월 3일 오후 3시 16분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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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중인데, 아마 지난여름부터, 기록을 해두어야 한다는 압박이 다른 할 일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몇 개월째. '일들의 일어남'도 순서라는 게 있으니 따라가다 보면 시간의 흐름이 느껴져야 하는데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나니까 돌이켜 생각하면 인과관계가 무너진 꿈의 서사와 비슷하다. 원인과 결과, 라니. 되게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과연 과거에 있었던 무엇의 결과일까? 아니, 내 인생 전체가 그냥 통째로 하나의 결과, 하나의 사건 같다. 일어날 일들이 차례대로 일어날 뿐. 만나야 할 사람들이 차례대로 나타날 뿐. 미물인 내게는 모든 것이 동시적이고 뭉개져 있지만 멀리서 보면 순서는 분명히 있다. 요즘 꾸는 꿈들은 정확히 현실의 연장선에 있다. 현실에서 하는 일들, 만나는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꿈으로 이어진다. 잠에서 깨어나면 꿈의 내용 그대로 현실이 이어진다. 몇 달 전에는 그게 힘들었는데, 꿈에서도 산다면서도,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육체적 한계가 가끔 찾아오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상쾌하고 명료하다. 걱정과 두려움은 구름처럼 흘러 지나간다. 쌓여가는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싶다가도 그냥 두고 싶다. 봄이 되면, 그 모든 일들을 하나씩 차례로 펼쳐 놓아두고 싶어지겠지. 사전처럼 두꺼운 사진첩에 여전히 선명한 사진들을 하나씩 끼워 넣듯이.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사진첩을 한 장씩 넘기며 먹고 마시고 싶다. 그렇게 웃으면서 울기. 울면서 웃기. 그걸 어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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