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100] 서울살이
나의 괴로움은 진작 서울에서 무마될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에 머물고 있다.
괴로움을 무마하는 일은
참으로 버겁다.
이른 더위에 버겁고
코로나 덕에 장착한 마스크 때문에
더 버겁다.
이 책은 자신의 청춘이었다고 한다.
나는 못 읽겠다며 돌려주었다.
누구의 청춘을 감당할 만큼의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서울에서
무마하는 중이었으니.
망설이고 있던 것은
실상은 아주 간단한 모습을 한
하나의 얼굴이었던가?
저 일상생활이란 대수롭지 않은
하나의 탈이란 말인가?
둘러써도 별 손해 없는,
과연 별 손해 없는?
철봉그네 위에서의 이씨의 표정처럼
위악도 없고 위선도 없는 것이라면
한번 둘러써보고 싶었다.
괜히 무서웠던 게 아니다.
그러나 둘러쓰지 않고 견뎌내는
서울생활은
위악으로도 위선으로도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다.
“꼭 기다리겠어요.
하루라도 빨리 데려가줘요. 네?”
라고 울 듯한 얼굴로 뭐라하던
미아의 음성도,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시는 그만두겠어.
이제부터 생활전선이다.”
라던 윤수의 화려한 음성도
잊을 수가 없다.
스타벅스 사내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그렇게 사라져 버린
윤수의 소식을
미아에게 전해 줄 수 있었는가?
윤수는 위선도 위악도 없이
허세의 탈을 벗어버리고
미아에게 자신을 의탁했다.
그리고 죽었다.
좀 유치하게 들릴는지 모르나
그러나 일생을 걸고 목숨을 걸 얼굴은
아무래도 하나일 것이다.
그 얼굴을 잊지 않으려
서울을 버텨내고 있다.
위악으로도 위선으로도
시는 그만두지 않을 테다.
[위즈덤 레이스 + Book100] 003. 환상수첩
음... 난 이제 이 쓸쓸한 서울 생활... 끝내고 싶네요...
바다 파도 소리 들으면 살고파요ㅠㅠ
어서 이 국면이 끝나고 세계살이가 시작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