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100 그리고 출간 후기] 두 번째 출판사에 닿기까지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2 months ago (edited)


8954678998_t4.jpg



내 고국 브라질에서 <연금술사>가 처음 출판되었을 때, 이 책에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북동부 어느 변두리의 서점 주인이 내게 말해주길, 책이 나온 주에는 단 한 사람만 사 갔다고 했다. 주인이 두 권째 책을 팔기까지는 육 개월이 걸렸다 - 손님은 처음에 책을 사간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세 권째 책이 팔리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렸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해 말이 되자 <연금술사>가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누가 봐도 명백해졌다. 책을 낸 출판사에서는 나와의 관계를 끊고 출판 계약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그들은 손을 떼고 책에 대한 권리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그때 내 나이 마흔하나였고, 나는 절망했다.

그러나 책에 대한 믿음을 잃거나 앞날에 대한 비전을 잃고 흔들리지는 않았다. 왜냐고? 그 책에는 내가, 나의 모든 것이, 나의 마음과 영혼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의 은유를 경험하고 있었다. 한 남자가 미지의 보물을 좇아 아름다운, 혹은 황홀한 어떤 장소를 꿈꾸며 여행을 떠난다. 여행 막바지에 남자는 보물이 내내 자기 자신에게 있었음을 깨닫는다. 나는 나의 개인적 신화를 따라가고 있었고, 내 보물은 글 쓰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 보물을 세상과 나누고 싶었다.

내가 <연금술사>에 썼듯이, 여러분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여러분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 나는 다른 출판사들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 출판사가 문을 열어 주었다. 그 출판사는 나와 내 책을 믿어 주었고 <연금술사>에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데 동의했다. 천천히, 입소문을 통해 마침내 책이 팔리기 시작했다. 삼천 부, 육천 부 그리고 1만 부. 한 권 한 권 일 년 내내 점점 더 많이 팔려나갔다.

팔 개월 뒤, 브라질을 방문한 어느 미국인이 지역 서점에서 <연금술사>를 우연히 구입했다. 그는 그 책을 번역하고 싶어 했고 책을 낼 미국 출판사를 찾는 일에 나서 주었다. 하퍼 콜린스 출판사가 그 책을 미국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동의했고,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출판해주었다. <뉴욕 타임스> 및 영향력 있는 시사잡지들에 광고가 실렸고, 라디오와 텔레비전 인터뷰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책이 팔리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브라질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독자가 천천히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빌 클린턴이 <연금술사>를 손에 들고 백악관을 나서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그다음에는 마돈나가 「배니티 페어」에서 이 책을 극찬했다. 이후 러시 림보와 월 스미스에서 대학생, 중산층의 열혈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갑자기 이 책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연금술사>는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작가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인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427주 동안 머물렀다. 이후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저자가 생존해 있는 책 중에는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이 되었으며, 20세기에 발간된 가장 훌륭한 책 열 권 중 한 권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사람들은 <연금술사>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줄 알았느냐고 계속 나에게 묻는다.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나는 알지 못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연금술사>를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았을 때 알고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영혼에 관해 쓰기를 원한다는 것뿐이었다. 나는 내 보물을 발견하려는 탐색에 관해 쓰고 싶었다. 나는 표지들을 따르고 싶었다. 표지가 신의 언어임을 그때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어판 100쇄 출간을 맞이하지만 <연금술사>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이 책은 여전히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나의 마음처럼 그리고 나의 영혼처럼 이 책은 매일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 나의 마음과 영혼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과 영혼은 여러분의 마음과 영혼이기도 하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보물을 찾는 목동 산티아고이듯, 나도 나의 보물을 찾는 목동 산티아고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곧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한 사람의 탐색은 곧 인류 전체의 탐색이다.

_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한국어판 100쇄 서문 中




이미지 1.jpg



서가에서 매대까지 그 가깝고도 먼



광화문 그 서점에 갔다. <개새끼소년>이 드디어 서점에 입고되었기 때문이다. 뭔가 설레고 긴장되고 그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생애 첫 책인데 마치 늘 있었던 일처럼 느껴진다. <개새끼소년>은 서가에 당당하게 꽂혀 있었다.



첫 책을 낸 모든 작가들이 꿈꾸는 건 매대에 산더미처럼 진열된 자신의 책일 것이다. 그러나 서가에서 매대까지는 가깝지만 참으로 멀다. 그것은 저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시공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마음과 영혼. 그 시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삶과 생각을 기록하겠다는 열정과 노력뿐이다. 그리고 그 간절함을 읽은 우주의 도움. 그걸 운이라고 부른다면 <연금술사>는 작가의 말처럼 운의 결과물이다. 누군가 우연히 책을 발견하고 그것이 우연히 세계로 퍼져나갔다. 사재기를 해대고 인맥을 마구 활용해서는 어찌할 수 없는 그것. 그러나 그것뿐이었을까? 그 우연의 순간까지는 무엇으로 나아갔을까?



'그러나 책에 대한 믿음을 잃거나 앞날에 대한 비전을 잃고 흔들리지는 않았다. 왜냐고? 그 책에는 내가, 나의 모든 것이, 나의 마음과 영혼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절망에 빠져서 포기한 채 두 번째 출판사를 찾아가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다. 브라질을 방문한 어느 미국인이 지역 서점에서 <연금술사>를 우연히 구입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 용기는 나의 모든 것, 마음과 영혼을 쏟아붓지 않으면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누가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 '난 할 수 있는 걸 다했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결과에도 흔쾌하리라. 그 이상은 자신의 몫이 아닐 테니.



누가 그런 고백을 할 수 있겠냐고? 나다! 나 작가 M.멀린이다. 나는 그런 고백을 할 수 있다. 와 씨바! 이 책을 내기 위해 치른 대가를 생각하자면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은 시공간들이었기 때문이다. 7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 시공간을 그대로 반복해야 책을 낼 수 있다면 氏發, 안 내고 만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살아버렸는걸. 그러니 이 책의 앞날은 빤하다.



두 번째 출판사



작가 M.멀린에게도 도서출판 춘자는 두 번째 출판사이다. 합정역 7번 출구를 빠져나와서 첫 번째 한 일은 수년 동안 방치되어 있던 <개새끼소년>의 원고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수많은 출판사에 원고를 발송했다. 결과는 뭐 여러분들이 경험한 그것이다.



'우리 회사의 출간 방향과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그런데 그중 한 출판사에서 매우 적극적인 출판 의사를 표명했다. '이런 내공을 갖고 있는 분과는 한 번 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다'며 미팅을 청했다. 그런데 메일의 태도와 달리 그들은 미팅 시간에 늦었다. 그리고 미팅 장소로 정한 카페의 이름은 'B+'. 표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들이 이 원고를 어떻게 다룰지. '책을 낸 출판사에서는 나와의 관계를 끊고 출판 계약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그들은 손을 떼고 책에 대한 권리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이것이 그 출판사와의 미래임을 표지가 알려주고 있었다. 물론 미팅은 원활하지 않았다. 그것 역시 표지를 통해 알고 있었다. 자리를 물리고 돌아오는 길에 뭔가 오기 같은 것이 밀고 올라왔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북스토어라 명명하고는 <개새끼소년>을 웹북으로 만들어 봉해버렸다. 아무도 읽지 말라고. 봉하는 일은 간단했다. 글 값으로 36만5천원을 불렀더니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다. 단 두 명을 빼고.



그리고 도서출판 춘자에 닿기까지. 또 수많은 고비와 사연을 넘어서야 했다. 총수를 찾고, [스팀시티]를 시작하고, 글쓰기유랑단을 모집하고, 도서출판 춘자를 시작해보지 않겠냐고 권하고 돕고, 텀블벅 펀딩에 실패하고, 친구들의 책을 한 권, 두 권 먼저 내고 그리고 그리고.. 정말 애를 쓰고 애를 써서 두 번째 출판사에 닿았다. 결국 닿았다. 그리고 그것이, 생각이 물질이 되어 드디어 서가에 꽂혔다.



물질로 구현되어 친구들과 함께 서가에 꽂힌 <개새끼소년>의 첫 구매자가 되고 싶었다. 누가 너의 사정을 알까. 안쓰럽고 뭉클하고 애잔한 마음으로 쓰윽 뽑아 들고 돌아서니, 마침 같은 달에 출판된 <연금술사>의 한국어판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매대에 놓여있었다. 100쇄라니.




unnamed.jpg



마법사 멀린은 지난 7년이 지긋지긋해 원도 한도 없지만, 이제 생을 시작한 <개새끼소년>에게 100쇄는 꿈일 것이다. '100쇄라니요. 초판이라도 다 나가면 좋겠어요.' 따위의 겸손의 말을 하기엔 그에게 너무 미안하다. 게다가 그의 미래를 믿고 꿈을 사 준 <개새끼소년> NFT의 후원자들이 있지 않은가. 모두를 위해 그 꿈은 이루어져야 한다. 그 꿈을 이루도록 돕고 싶다. 그건 그 7년의 시간이 너무나도 고되고 고생스러웠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것에 나의 마음과 영혼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책을 내자고 쓴 글도 아니고, 무언가를 염두에 두고 쓴 글도 아니다. 지독하게 몰아쳐 대는 운명에게 악에 받쳐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따져든 악다구니 같은 글이다. 그러니 이것은 비명이고 반발이고 반항이고 선언이다. 개새끼소년이 새소년이라는. 이런 개 같은 세상에서 차라리 개새끼소년이 되자는. 뭐뭐 같은, 뭐뭐 처럼, 진짜가 아닌 가짜와 포장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것조차 개 '같아야' 한다면 차라리 개가 되자, 소년으로 돌아가 그것으로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고함이고 선언이었다. 7년 전, 내 나이 마흔 하나에. 나는 절망하지 않았다.



감사의 말



두 번째 출판사가 되어준 도서출판 춘자와 편집자 춘자에게 감사한다. 매우 멀리 있어 닿기까지 너무도 수고스러웠지만, 그 결과물이 너무도 훌륭해서 그간의 고생이 아깝지 않았다. 게다가 출판기념회라니. 아, 장소를 흔쾌하게 내어주신 광화문의 드림라이크 카페와 합정동 카페 HAN의 사장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언제나 기절초풍할 제한들을 들고 등장하던 빌런들만 경험하다 이런 단순하고 깔끔한 호의는 참으로 오랜만인 듯 하다. 덕분에 운명처럼 광화문으로부터 시작해서 합정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마법사의 나와바리라고 생각했던 이 공간들 사이에서 이 기록을 기념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근사한 경험으로 기억될 듯하다.



그림을 그려준 그린 작가와 도서출판 춘자의 든든한 디자이너 우툰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염려할 바가 없는 두 사람의 터치는 다사다난, 좌충우돌하기만 한 <개새끼소년>의 출간 여정에 매우 안정적인 버팀목이었다. 또한 펀딩에 실패한 텀블벅 시절부터 <개새끼소년>을 알아보고 먼저 손 내밀어준 벨루가미디어 이창훈 대표께도 감사드린다. 덕분에 <개새끼소년>과 춘자의 책들이 순조롭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도 그사이 회사를 떠나 독립을 했다. <개새끼소년>과 더불어 대박 나시길. 춘자와 계속 같이 갑시다! 아, 또 함께 가고픈 레드맨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텀블벅 펀딩에 실패하고는 연락도 못 드렸는데, 춘자를 여전히 기억해 주시고 다시 연락했을 때 흔쾌하고 감동적으로 작업을 맡아주셔서 [검과방패]의 여권 커버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여권 커버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에 들려 세계의 공항들을 수놓게 될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춘자의 공식 멤버 젠젠님의 수고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저기서 조용조용 나타나 빈틈을 메워주는 그녀의 손길과 인맥들 덕분에 언제나 자리가 풍성해지는 걸 매번 기적처럼 경험하고 있다. 다음번에도 그 다음번에도 매번 부탁할 거다. 그리고 기꺼이 <개새끼소년>과 운명공동체가 되어준 NFT의 낙찰자님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니 100쇄까지 가 봅시다!



글은 작가가 혼자 쓰지만 출판은 얼마나 공동체적인 작업인지. 작업을 해 보니 왜 그간 모든 영광을 작가 혼자 누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생각이 물질이 되기 위한 상호작용은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수많은 참여자들이 저마다 자기의 혼신을 불어 넣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상호작용한 끝에야 독자의 손에 물질화된 생각이 전달되는 것이다. 이만큼이나 창조적이고 공동체적인 작업이 또 어디에 있을까? 물론 많은 예술작품들이 그렇지만 출간된 세상의 어떤 글도 작가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도서출판 춘자는 가능한 주요 참여자들의 이름을 겉표지에 명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을 지는 자식같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생명의 탄생부터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이니. 물론 [스팀시티] 역시 그렇다.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된 <위즈덤 레이스>의 위즈덤 러너님들, 모두 아시는가? stimcity.net의 [Human Library]는 새로 시작하자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상호작용 없음에 지쳐버린 마법사가 점점 흑화되어 그대들의 글을 오도 가도 못하게 만든 채 인간 도서관에 봉해버리려 했다는 걸. 러너인지 아닌지, 레이스는 어떻게 하는지, 계속하는 건지, 끝난 건지, 그냥 하면 되는 건지, 아닌 건지, 알지도 알 수도 없게 만들어 놓고선 그대들의 운명을 림보에 가둬버리려고 만든 거라는 걸. 그걸 q님이 기가 막히게 캐치하고는 마법사의 타나토스적 충동에 선빵을 날리셨고 모두들 그에 호응해 너도나도 다시 레이스를 시작하셨다는 걸. 덕분에 그대들의 손에 춘자의 선물꾸러미와 <위즈덤 레이스>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역사적 순간이 열리게 되었다는 걸. 그건 모두 얼마 전까지는 존재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는 걸. 다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기가 막힌 반전이었음을 훗날 역사는 기록하게 될 것이다. 물론 마법사의 타나토스적 본성은 한껏 치켜올렸던 도끼를 그냥 내려놓게 되어 김이 새 버렸지만, 돌아선 역사의 물길은 무엇으로도 돌릴 수 없으리라.



그리고 우리의 사적인 파라다이스



그런데 춘자는 이 바쁜 와중에 돌연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날아갔다 왔다. 어딜 가냐고 물으니 가야 할 곳이 있다고, 바닷가에서 누군가의 파라다이스가 열리고 있다고만 말해 주었다. 누구일까? 누구의 파라다이스가 열린 걸까? 궁금해하던 마법사에게 우주는 2년 전 출간된 그의 사적인 파라다이스를 기억나게 해주었다. 아니 아직도 그게 열려 있단 말이야? 이런 일은 보기 드문 일이다. 첫 책을 출간하고 2년이 흘렀다. 게다가 독립출판이 아닌가? 한 번 하고 만다는 그 빤한 독립출판. 6개월도 못 넘기고 절판되어 파지로 넘기고 만다는 그 독립출판의 결과물이 여전히 살아있다니! 게다가 전시회로 확장되었다니!! 계속 시도되고 있다니!!! 심지어 그는 스티미언이었다.



이 시대는 누가 인스턴트의 시대가 아니랄까 봐, 수많은 꿈들이 하다 말고 버려진다. 시도되다 말고 폐기된다. 버려진 꿈들이 재활용 쓰레기장에 산더미처럼 쌓여만 간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꿈, 꿈 거린다. 편의점에서 생수 사듯 꿈, 꿈 거리다 한두 모금 마신 듯한 껍데기 꿈들이 사방팔방 나뒹군다. 그런 꼴이 꼴도 보기 싫고 역겨워, 꿈, 꿈 거리는 시도와 말들에 색안경을 끼고 본지가 꽤나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꿈, 그 말 자체를 포기할 수 없어 여전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그 소리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매번 실망하고 매번 역겹고 그렇다. 그러다 이렇게 계속되는 꿈을 만나면 놀랍고 가슴이 뭉클한 것이다. 아! 이것이 <개새끼소년>의 미래이겠지. 이들이 먼저 걸어가고 있는 것이겠지. '한 사람의 이야기는 곧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한 사람의 탐색은 곧 인류 전체의 탐색이다.'라고 말한 <연금술사>의 말처럼, 그들의 계속되는 꿈은 인류 전체의 꿈 역시 계속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개새끼소년>의 꿈 역시 계속될 것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것은 물론 나와 그대에게도 유효하다. 그것을 확인하러 춘자는 하늘을 날아 바닷가에 다녀온 것이다.




unnamed (1).jpg

이제는 진부하다 못해 유치해져 버린 이 말을 나는 여전히 경험한다



그의 사적인 파라다이스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스팀시티]의 레이스 역시 진행 중이다. 그 길은 <위즈덤 레이스>로 나 있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달리는 중이다. 그 길은 너무도 이상한 길이어서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수상하다고 손가락질하며 의심하지만, 터무니없는 소리 같아 보여도 무언가에 이끌리듯 레이스를 시작한 이들이 여기, 바로 지금, 존재하기에 우리는 점점 [스팀시티]에 가까워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 길은 너무나도 사적이어서 자기 혼자만 알고, 자기 혼자만 풀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는 모두 안다. 너도 나도 같은 방식으로 꼬였고 같은 방식으로 헤쳐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아주 가끔 만나고 가끔 소식을 들어도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으로 여전히 같은 우주에서 같은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7년 전 <개새끼소년>이 그 길을 걸었다. 그 길에는 온갖 이상한 일 투성이였지만 그곳에 오랜 세월 잃어버렸던 내가 있고 너가 있었다. 다시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이 책의 여정은 <위즈덤 레이스>의 원형으로, 교토로부터 시작되어 뉴욕에서 끝이 난다. NFT 포스팅을 위해 7년 동안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그때의 사진 폴더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놀라운 사진을 발견했다.




098.jpg


그림2.jpg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저는
먼저 이 이상한 나라를 탐험하겠습니다."
_ 2014년 7월 10일



이렇게 쓰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한 개새끼소년은 여정의 끝인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정말 앨리스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춘자와 함께 합정역 7번 출구를 통해 아예 그 이상한 나라를 21세기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은 그 이상한 나라를 향한 여정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자, 그러니 이제는 그대의 차례이다. 이 이상한 나라의 두 번째 출판사를 향한 그대의 여정은 언제 시작할 셈인가?



다시 한번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휘리릭~







[위즈덤 레이스 + Book100] 005. 연금술사


Human Library

Sort:  
 2 months ago 

여권 너무 마음에 들어요 100쇄 1000쇄 찍으시길!✨

 2 months ago 

7년... 그 기나긴 여정의 일부라도 조금은 느켜지는 글이네요...
내 영혼을 어떻게 넣어줄수 있을지...
100쇄 기념 인사말을 여기에 꼭 다시 올려주시길 기도합니다 ^^

 2 months ago 

넵!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2 months ago 

나에겐 나만의 방법이 있지.

마법사님 책이 세상에 나와서 너무 기뻐요 ㅠㅠ
뜨거운 여름을 향해 손잡고 달려가요.

 2 months ago 

와 마지막에 소름....앨리스가 여정의 끝에 있었군요!! 마법사님 출간 축하드려요!!

혹시 지금 책 구매 가능할까요~??

 2 months ago 

여기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