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0] 소셜 네트워크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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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왜 소셜 네트워크일까? 페이스북도 아니고. 홍보용 영화가 아닌 걸 처음부터 알려주고 있고 등장인물들에게는 치부처럼 느껴질 부분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존인물이다.



10년 전 이 영화를 봤을 때는 그냥 그랬다. 배신과 모략이 판치는 비즈니스 세계는 어디나 다 똑같지. 근데 하필 제목이 소셜 네트워크일 건 뭐람. 아니다. 전세계의 인간들을 네트워킹하겠다는 거창한 포부와는 달리, 매우 치사하고 더럽기 짝이 없는 술수와 여학생들의 인기를 구걸해 보겠다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개발 동기로 시작된 이 사건이 소셜 네트워크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현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니, 제목 한번 잘 지었다.



소셜이라. 소셜은 뭘까? 네트워크면 네트워크고 소셜이면 소셜이지. 소셜 네트워크는 또 뭘까? 공적 네트워크와 사적 네트워크가 언제 분리된 적이 있던가? 현대 인간의 욕망과 욕심에는 오로지 사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써의 네트워크만 있고, 감성과 정서, 이상과 신념을 교류하는 진짜 네트워크는 어디로 사라진 지 오래인데 말이다. 아니 존재는 했을까? 날 대체 왜 만나자는 거니? 네 네트워킹의 목적은 뭐야?



혈기왕성한 20대에게 그건, 학교 여학생들의 얼평 순위, 온라인 번호따기 정도면 족하다. 그건 본능이고, 본능으로부터 출발한 그 서비스는 본능을 이성으로 승화시키기는커녕, 동업자 숀 파커의 말처럼 '인간 심리의 취약성을 착취'하고 있는 서비스에 불과한 듯 보인다. 누가 요즘 페북 하는 사람 여기 또 있나?



우리는 그놈의 서비스 때문에 볼 것, 못 볼 것을 많이도 보았다. 누군가는 퍼내어져 조리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단과 악플에 시달리기도 한다. 네트워크랍시고 연결된 이들은 하나같이 같은 욕망, 같은 인정욕구에 시달리는 어리석은 중생들뿐이고 우리는 그러한 관계를 네트워크의 전부라 여기며 살고 있다. 그러다 '차이'가 나타나면 OUT! 객관은 없고 감정만 남은 OUT 깃발들이 얼마나 부대끼던지. 뇌가 부대껴 우동사리가 토로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인생의 아이러니란, 20세기 소년과의 만남도 그놈의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졌고 우리의 근황도 그놈을 통해 알려지고 있으니 이건 또 뭐람? 어쨌거나 이제는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려 아무리 구려 터진 그것이라도, 심지어 빈약해진 언론을 대신하고 있기도 하니. 언제부터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그 놈의 서비스로 뿌려대었는지, 이제는 받아쓰기나 하는 언론의 보편이 되어버린 듯하기까지 하다.



보편, 그것은 20세기의 보편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배신과 술수를 마다하지 않는 20세기까지의 인류의 비즈니스/네트워킹 방식. 그것의 정점에 그것이 있고, 그것을 그린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예고하게 되었다. 진짜 소셜 네트워크.



멍청하게 뒤통수를 맞은 윙클보스 형제는 이 영화에 진실이담겨져 있다고 했다는데, 그들은 대인배인지 영화를 보다 잤는지는 모르겠다만 영화 이후 현실에서의 그들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아시다시피 주꾸미와의 소송에서 이겼고 그들은 그 배상금으로다가 비트코인을, 남들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 대거 사들였다. 나무위키를 보자.


"2011년 중순부터 대량 구매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제대로 된 대형거래소(아예 거래소 자체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도 없던 상황에서 수억원어치 비트코인을 여러 노선으로 돈 주고 산 최초의 인물들이었다. 당시 꽤 많이 산 극소수의 사람들조차도 수천만원어치 산 정도에 불과했다. 비트코인 캐시와 채굴기 회사를 만든 우지한도 윙클보스 형제보다 더 빨리 전 재산 10만 위안으로 2만 BTC (당시 전체 채굴량은 500만BTC도 안 되었었다.)를 구매해서 당시 중국인 최초로 비트코인에 대량투자한 개인투자자가 되었었다. (그는 구입한 이후 채굴에 뛰어들었다.) 윙클보스는 그보다는 늦어서 더 가격이 많이 오른 뒤 샀지만 더 많은 돈을 들여 5만 BTC 이상을 보유했다고 한다. 비채굴자들 중 억단위는 이 사람들뿐이라 볼 수 있다. 그들 이외에 많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채굴자들뿐이었다."



가치는 누가 사야 생기는 거다. 화폐니 자신이니 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으면 그게 황금인들 가치를 갖겠는가? 이 통수 맞은 형제들은 머 하자고 저걸 저렇게 사들였을까? 덕분에 암호화폐는 가치란 걸 가지게 되었다. 채굴한 이들이 가지고 있어 봐야 거래가 일어날 리 만무한데 그걸 사들인 최초의 억만장자가 된 것이다. 그것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이다."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는 끝을 맺지만, 현실에서는 "윙클보스 형제는 전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억만장자다"라고 불리우며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형제는 한때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1%를 가지고 있기도 했고, 세계 최초의 온라인 비트코인 거래소에 투자했으며 2015년부터는 직접 거래소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윙클보스 형제에게 소셜이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온몸으로 경험한 20세기까지의 인류의 비즈니스 방식에 치를 떤 장본인들이 아니었을까? 물론 형제들이 했으면 지금의 그것이 되었겠느냐 물으면 장담할 수 없다만. 그들을 새로운 길로 내몬 이 소송전의 나비효과는 무럭무럭 자라나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그들은 그곳에서 영예와 명예를 얻고 있다. 그들의 통수 경험은 자산으로 남아 2014년 미국 '마운트곡스' 사태로 촉발된 비트코인 규제 관련 논의 과정에서 현명한 조언자이자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들은 암호화폐의 혁신성과 발전 가능성을 낙관하면서도 정부와 규제기관과의 관계설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함으로써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시스템이 자리 잡는데 큰 기여를 한 형제의 용기와 헌신에 우리 모두 고마워해야 할 일인지 모른다.



형제들은 무엇에서 이것의 매력을 느꼈을까? 교묘한 법적 논리로 한순간에 모든 권리를 빼앗아가는 일은 20세기적 관행이다. 이전에는 강탈이 무력으로 가능했다면, 20세기에는 선량한 진정성이, 세 치 혀와 그 혀마저 내두를 만큼 교묘한 합리화와 지랄 맞은 논리로 '법치주의'가 아닌 '변호주의'로 무장한 이들과 맞설 재간이 없었다. 방법은 판을 뒤엎는 것뿐. 형제들이 느낀 매력은 그것이 아니었을까? 소셜은 무얼까? 소셜이 네트워크 된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블록체인/암호화폐에서는 모든 것이 기록된다. 그리고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 이것은 누구로부터 비롯되었고 대상을 누구로 하고 누가 참여했는지. 그 계약은 그것이 말뿐이고 글뿐이어도 명백한 증거로 남는다. 그리고 그것은 참여한 이들의 컴퓨터에 기록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영원히. 그것을 기록하는 대가로 주어진 암호화폐는 거래의 수단이 된다. 이 수단을 증명하는 것은 참여한 모든 이들의 진실이다. 기록의 보증이다. 거짓말도 기록되면 폐기되지 않고 당사자는 삶으로서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빠져나갈 구석은 없다. 교묘한 법 논리는 하루 이틀에 사라지지 않겠지만, 모두가 보고 있으니, 모두가 볼 수 있으니, 모두가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에 살 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놈의 '패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망가뜨려 버린 인간의 사고체계는 20세기 소년의 말과 경험처럼 확증편향에 경도되어 마녀사냥의 도구로 이것을 악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대는 그토록 익명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닌지? 하지만, 사토시 나카모토의 설계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분산화된 참여자들의 보증과 증명의 방식은 중앙화된 사고를 벗어날 수 없는 20세기의 방식으로는 이해조차 불가능하다.



소셜에 대해, 무엇이 소셜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영화, 윙클보스 형제를 멍청하게 그리긴 했지만 (그게 실제일 수도. 그러지 않고서야 그 시절에 비트코인을 그렇게나 많이) 이 역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그 줄기에 20세기적 방식이 어떻게 한계에 다다랐는지 명백하게 보여주어 반가웠다. 30세기의 인류는 21세기, 암호화폐 역사의 시작에서 이 영화를 인트로로 삼을지 모르겠다.


"이어지는 소송과 배신으로 인해 결국 진짜 친구 하나 없어 보이는 마크 주커버그,"



등장인물의 소개가 이러한 데 그런 놈이 만든 친구 서비스가 장악한 현실은 얼마나 '소셜 네트워크' 한지. 쩝. 좋아요나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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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레이스 + Movie100] 016. 소셜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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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기의 인류... 참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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