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100]섬
김기덕의 영화를 보면 놀이를 하는 것 같다. 상징과 주제의식에 따라 인물들을 도구처럼 배치한다. 인물들은 평면적일 자격조차 잃고 메시지만을 위해 행동한다. 그들에게 어떻게, 왜 따위는 없다. 그들은, 한다. 노골적인 상징이 반복되니 사람들의 해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걸 보지만, 누구는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할 뿐이다. 감상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이유도 비슷하고, 싫어하는 이유도 비슷한 영화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없다. 김기덕의 동어반복은 자신의 영화를 평하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한층 더 조용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도 지루하지 않았다. 지루하지 않다는 건 중요하다. 세상에 읽기만 해도 즐거운 문장도 많고, 계속 봐도 또 보게 되는 사진도 있고, 음악, 음성 다 마찬가지다. 따로 떼어 놓아도 그렇게 흥미로운 요소들인데 그 외에도 무수한 것들이 결합된 영화가 지루하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니 말이다. 그가 영화가 재밌었다는 평을 어떻게 받아들이던 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