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100]이지 라이더
아무 속박 없는 것이 자유로 느껴지겠지만, 그 상태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해치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의 자유에는 다양한 제약이 따른다. 사회는 자유만큼 평등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일탈이 전부인 그들은 멸시를 받는다. 작 중에 변호사였지만 와이어트와 빌리를 따라 나선 조지는 그들이 자유를 갖고 있어서 멸시를 받는다고 했지만, 사실은 일탈이 전부인 삶을 멸시하는 것이다. 그걸 가지지 못 해서, 그걸 부러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은 단순히 보수적인 사회적 제약이 아니라 사회 안정성을 위한 요구다.
빌리와 와이어트는 마약을 유통하며 돈을 벌었다. 마약 유통은 피라미드 구조고, 하부에 있는 사람들의 생계를 철저히 무너뜨린다. 그렇게 한 사람의 부랑아가 또 탄생하고, 그 상태의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 고를 수 있는 건 자신이 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취약한 계층을 끌어내리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니 그들은 잡아먹을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포식자다.
히피의 발상지에서 출발해서 진정한 자유를 찾는 여행은 좌절될 수 밖에 없었다. 공동체 유지를 위한 질서가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면, 그들은 바이크와 마약을 내려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 도로에서 벌판으로 걸어갔다면, 그래서 자연 속에서 빌리와 와이어트가 둘이서 살게 된다면, 왜 히피 공동체조차도 지켜야 할 질서가 있는 것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내려놓지 않는 건, 그들은 원하는 것만 취하고 싶기 때문이다. 마약을 팔아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건 좋다. 그 돈으로 매춘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마주하는 건 싫다. 나는 그 유치함을 '자유'라 부르는 것이 불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