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Lonely - 종현 (feat.태연)
Lonely
“난 존재가 신경 쓰여.”
그는 고독을 잘 견디는 사람이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한 하루는 그대로 사라져갔다고 말했다. 별말 없이 각자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작업을 하고 눈 한 번 마주치지 않았다.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도 실은 옆 사람을 내내 마주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니라면 혼자가 될 수 없는 사람, 상대방이 와도 눈인사도 건네지 않은 채 내내 무신경한 표정으로 무언가에 지독하게 몰입해 있는 표정. 그런 그를 바라봤던 나로서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혼자 있고 싶어?”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다른 존재가 곁에 있다면 배경으로 흘릴 수가 없는 거야. 그가 원하지 않아도. 우리가 아무 사이 아니라고 해도. 내내 그 시간을 그 사람에게 써. 존재는 조난 신호 같은 거거든.”
그에게 방해가 될까 조용히 숨을 죽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가 혼자 있는 그를 본 모든 시간은 사실은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내가 그를 바라봤던 것처럼 그도 날 보고 있었다. 어쩌면 그때 그가 적은 모든 글은 나와 함께 보낸 시간이 빚은 글이었을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건 매 순간 기쁜 감각이 아니잖아. 다른 존재로 그걸 희석할 수 있어 좋았나 봐. 그러나 어느 순간 어쩔 수 없이 사람은 혼자가 돼. 그럼 외면했던 고독이 중첩되어 나타나. 그럼 더 견디기 어려워지는 거지. 그걸 알고 나서 착실히 혼자가 되는 시간을 보내.”
나는 혼자 있을 때 자주 그를 생각한다. 또 그와 함께 있을 때도 그를 의식하지 않고 혼자가 될 수 있다. 그의 존재 여부는 사실 내게 별 의미가 없다. 내가 원하면 그와 함께하면서도 혼자가 될 수 있고, 그가 없더라도 그와 함께 할 수 있다.
“너를 보지 않는다면 더 많은 글을 쓰고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지. 매 순간 내가 달라지지도 않고 혼돈을 겪을 일도 적어지겠지. 네 앞에서 항상 선명하고 독립적인 척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나는 다른 존재를 의식하는 시간을 늘 기다려. 함께 하기 위해 착실히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된 것뿐이지.”
어릴 땐 함께 있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지독하게 무서워서 혼자였다.
차라리 외롭자 차라리 외롭자
그것이 다른 존재에 대한 갈망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난 이후에는
혼자 감내해야 할 몫의 외로움도 자발적인 고독감도 괜찮았다.
함께 있기 위한 부산물은 외로움이기에.
-2021년 5월 16일, by 고물
공감이 갑니다.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하지만 그림자처럼 상대를 끌고 다니지요.
사람은 결국 혼자이고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두 명제 다 참이더라고요.
저는 고독을 잘 견디지 못해요... ㅠㅠ
함께 있기 위한 부산물... ^^
그러시군요.
그덕에 함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되죠 (간혹 그게 피곤할지라도)
과거의 여자친구들과 헤어지면 헤어질수록,
헤어짐에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헤어질때마다 점점 더 고독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그래서 제가 아직 혼자인겁니다!!!! ㅎㅎㅎㅎㅎ
만날수록 덧 없고 회의감이 들기도 하죠.
고독에 지지 말아야해요!
러시아의 그녀가 뉴발님을 기다리고 있다고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