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낭만일기] 필요한 존재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3 years ago (edited)

고물 시절에 이어 여름낭만일기는 이어질 예정이다. 글을 올리지 않으려다가 기억해두고 싶어서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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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파르페 손님에 일희일비했다. 오늘 따라 파르페가 많이 팔렸는데 거의 남김없이 싹싹 비워주신 고마운 분들도 계신 반면, 반이나 남긴 사람, 게다가 무엇보다도 거의 손 대지 않고 모두 남긴 파르페가 있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 단가? 초코 아이스크림 + 초코 과자라서 그런가? 고민과 걱정을 하던 내게 라라님과 젠님은 여자분들이라서 단 거 안 드실 수도 있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럴거면 파르페를 왜 시키는거야?) 처음 파르페를 보고 '어? 웨하스가 없잖아.' 하는 말이 뇌리에 박혔다.

이제 바텐젠님의 신경쓰임을 이제야 마음으로 경험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소 속상하고 무언가 개선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의 짐이 남네. 힝. 우리 파르페 별로인가? 나만 맛있나? 흑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신라호텔 서빙 출신 맏내 택슨님이 팀에 합류했다. 우와 짝짝짝!! 저녁 조 부담(마감)을 덜 수 있을 것만 같다. 막내는 서러운 법이라 다들 각종 자신의 꿀팁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척 하면서 이것저것 다 배우게 시키고 있는 것만 같다. 우리 막내, 태평양 어깨 소두 오빠 택슨님 도망가지 않게 잘해드려야지. :D ㅋㅋㅋ


저번 주를 참고해서 오늘 커피 손님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제까지 최고 매출을 찍었다.
사서함도 도착하고 개새끼 소년 삽화를 그리신 그린 작가님 일러스트 포스터도 도착해서 벽에 붙이니 너무나 멋졌다.

요새 새로운 증상을 앓고 있는데 일명 '습관성 스티미언 증후군', 지난 금요일 부터 발발한 이 병은 왠지 익숙하게 지하공간을 내려가거나 우리를 조금이라도 빤히 바라보거나 아무 이유 없이 괜히 남자 두 명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왠지 몰래온 스티미언 손님처럼 느껴져서 의심하는 병이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는 왠지 너무 뉴발님(실제 본적 없음)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나를 뚫어지게 보며 웃고, 암호화폐 이야기를 하더니 갑자기 뜬금없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나는 이들은 스티미언이라는 강한 확신에 차서 약간 대놓고 놀림을 받는 기분으로 열심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나 이들은 원래 오던 단골 손님의 무리로 확인되었고 스팀잇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오늘도 퇴근하기 직전 남자 두 분이 무언가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조금 고민하더니 지하로 내려가서는 메뉴를 한참 고민했다. 때 맞추어 탁자를 닦고 있던 나를 불러 감자튀김 양에 대해 물었다. 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많이 드릴게요.' 라고 말했는데 정말로 많이 드린 건지 확신은 없다;(펍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왠지 신경 쓰여 그 후로 괜히 매대 정리를 하는 척 그들을 염탐(?)해보았으나 왠지 그들도 전혀 스티미언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나의 촉은 고장났다. 고장난게 확실해. 이렇게 써놓으면 긴장한 스티미언들이 오지 않겠지? 이 놀이는이제.... 그만둘테니 놀러오십시오. 후후후 이왕이면 누군지 밝혀주시면 좋구요. 아직 아무도 암호화폐로 결제를 하지 않네요. 그러나 암호화폐 결제 가능 푯말을 보고 즐거워 하는 사람은 꽤 많이 보았다.





요새 보석상자의 보석함을 모으듯이, 한가하다 싶으면 보고 싶고 꼭 왔으면 하는 사람들을 핑계삼아 한 명씩 콕 집어 부르고 있다. 이 사람이라면 와주겠지 혹은 꼭꼭 왔으면 좋겠다 + 왠지 올 것만 같다라는 사람은 아직까진 거절하지 않고 내일 혹은 오늘 당장 와달라는 나의 부탁을 놀랍게도 들어주었다.

또 재밌는 건, 보통 이럴 때는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전혀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 인연과 이야기는 아주 강하다. 아직 스페인에 있는 줄 알았던 이전에는 미쳐 이야기를 깊게 하지 못했던 라일라도 그러하다. 내가 Stella가 되는 날, 나를 에스뗄라라고 부르고, 내가 자유롭고 행복했던 시절만 기억하는, 라일라가 기꺼이 와주어서 꼭 챙겨달라고 부탁했던 Mi Cubano를 가져갔다.

라일라는 이 공간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고 다른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게다가 와인과 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요새들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에 푹 빠졌다고 하니 여기보다 좋은 공간이 있을까?


오늘은 손님도 없을 것 같고, 딱히 올 사람도 없어서 내일을 위해 일찍 가야지 멍 때리며 밥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주 한가한 시간에 갑자기 혼자 나타난 사람 (사실 이 분도 스티미언인줄 착각), 뭔가 괜히 엄청 신경 쓰여. 왠지 나를 아는 사람 같은데... 자몽에이드를 주며 '잘 섞어 드세요, 편히 있다가시고요.'라고 말하니 혹시 'Stella 님이세요?' 내가 토끼눈을 하고 오 누구세요? 라고 묻자 제 목소리 듣고도 모르시나요?

세상에!!!!!!!!! 왜 안오지... 곧 오겠지... 편지라도 써놔야지
목 빠지게 기다렸던 하늘님이였다.

우리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났고 주기적으로 아주 깊은 본질 대화를 엄청 오래 나눈 사이다. 너무너무 만나고 싶었는데 막상 만나니 너무 얼떨떨해서 어버법버버버 했다. 그러나 역시 그와의 대화는 너무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 곧 익숙해졌고 우리는 음성대화보다 오프라인 대화가 세 배 네 배 재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하늘님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주는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고 그게 그의 이상향이라는 걸 깨달았는데 나는 평소 '필요'라는 말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사람이라 (마치 판단처럼) 그 생각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그것만이 진정성과 가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늘님이 파워 S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점이 L군과 참 닮았는데 막상 나의 L군들은 나조차 너무 이상적이고 철이 없다라고 느끼는 내게 단 한 번도 허무맹랑하다거나 비현실적이라고 느낀 적이 없다는 것도 너무 신기하다. 내가 대체 이 S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은 건지 나도 모르겠다.

나는 하늘님에게 본질대화클럽으로의 합류를 권유했고, 일단 그는 고민도 없이 IN했다.

'전 꼭 하늘님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 대화를 못하면 죽는 것도 아니지만 전 이 대화가 좋고 하늘님이 좋아요. 계속 만나서 대화할 거에요. 그러니깐 이건 필수적인 것도 꼭 필요하다고 할 수도 없지만 제 마음은 그래요. 그런 게 저에겐 중요해요.'

이렇게 말하고나니 그가 결국 그가 말하는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부분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해.

아 그리고 가끔씩 그가 스팀잇을 하지 않고도 나의 스팀잇의 글을 읽어준다고 말해서 폭풍감동.
힝, 이것도 보고 계시나요? 너무너무너무 감사해요 :D 적어도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서 본질대화합시다!!! 아 그리고 하늘 님이 최근에 나의 아저씨를 너무 인상 깊게 보았는데 이곳이 정희네라고 말했다. 맞다! 이곳은 나의 후계동이자 정희네이다. 그리고 우리는 박동훈(이선균 역) 같은 어른이 될 거야.

아! 마지막으로 우리 20세기소년 스튜디오에서 7월 31일부터 토, 일 뮤지컬 공연을 한다. 그것도 창작 콘서트!!!!! ;ㅁ; 우리 너무 짱인듯, 여기 너무 좋아.


p.s. 라라님 볶음밥 대존맛, 요리까지 잘하는 그녀 다만 그녀는 손과 위가 콩알만해서 대식가(마법사님, 나)들의 빈축을 사기 일수이다.

-2021년 7월 6일, by 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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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ears ago 

오늘 부족하셨군요! 라라님이 양 작은걸 스텔라 걸로 남겨 놓았어요 ㅋㅋㅋ(몰래 이르기)

 3 years ago 

어제는 빨리 먿어야해서 괜찮았는데 워낙 젠 라라님 광희님이 소식가라 마법사님 만큼은 아니지만 전 대식가인듯요 ㅋㅋㅋㅋ

컵희도 맛나보이지만 이집은 파르페군요!! ㅋㅋ 증후군이 사라질때쯤 가겠습니다 ㅋㅋ 그래야 의심 덜받지

 3 years ago 

아니에요 오이님 와서 라떼 좀 팔아주세요 ㅋㅋ 제일 맛있는 건 라떼랍니다. 오늘부터 먼저 말하지 않는한 그 놀이 안 하려고요 ㅋㅋㅋㅋ

토일 몇시에 하나요?

 3 years ago 

오후 4시에 한답니다 아고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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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 두명이 들어오면
저랑 오이형으로 느껴지셨나보네요ㅎㅎㅎㅎㅎ

과연 저와 혼동하신 그 분이 어떤 분위기였을지,
스텔라님이 저를 어떤 이미지로 생각하고 계시는지도
그것도 궁금하네요 'ㅡ' ㅋㅋㅋㅋㅋㅋ

 3 years ago 

미소가 아름다운 분이셨답니당.. 나중에 알고보니 나이가..무지하게 어리시더라고요....하하하하..

맞아유 맞아 오늘부로 그 놀이 그만두었답니다.

의외로 스티미언분이 가까운데 계실지도 모릅니다.
저도 작년에 수원에서 밋업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계신분이 평소 정말 만나고 싶었던 스티미언 분 중에 한분이었습니다. 지금도 형님 동생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

 3 years ago (edited)

어머 세상에! 에고님 저도 지금 사는집이 수원이랍니다!! 히히 같은 아파트 라인이라니 이런 운명이☺️

우와~ 반갑네요~ 수원분이시군요~ 수원 밋업 한번 해야겠는데요~
제가 아는 수원분만 어림잡아 10여명은 되시거든요~
카페도 운영하시는 것 같은데 여기도 수원이신가요?

 3 years ago 

아뇨 카페는 동대입구역 근처랍니당

수원에서 동대입구까지 출퇴근 하시려면.. 힘드시겠습니다~

 3 years ago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지만, 버스타고 가는 길을 좋아해요 :D
게다가 출퇴근 시간도 조정가능해서 즐겁게 다니고 있어요. 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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