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아침 연습을 시작하려 피아노를 정리하는데, 오래전부터 올려둔 브래드 멜다우의 악보가 눈에 들어왔다. 악보를 버릴 생각으로 악보의 음을 피아노로 살펴보다 그 곡이 궁금해졌다.
Brad Mehldau -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많이 들은 앨범인데도 이 곡은 기억에 없었다. 집중해 듣다보니 브래드 멜다우의 서정적인 터치와 연주, 곡의 아름다움이 몰려와 일요일 오전의 나른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이 곡을 찾아보다 원곡이 폴 사이먼의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멜다우의 연주를 몇 번 더 듣고 폴 사이먼의 곡을 찾아 들었다.
Paul Simon -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옛날 곡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목소리와 피아노 톤, 아름다운 화성 진행에 깜짝 놀랐다. 한참을 계속 멍하게 듣기만 했다.
모든 게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EP(일렉트릭 피아노) 소리가 가장 좋았는데, 그래서 찾아보니 연주자는 밥 제임스였고 신디사이저는 펜더 로즈였다.
지난 부산 여행에서 만난 지인은 몇 년간 내게 공연을 요청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건반이 두 개 소리가 나지 않는데 그래도 연주가 가능하냐고 했고, 그런 거야 크게 대수롭지 않지만 그냥 하고 싶지 않아 그러게요... 좀 곤란하기도 하네요라며 어정쩡하게 대답을 미뤄왔다.
결국 지인은 그사이 일하던 펍(이면서 공연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나는 이번 방문에서 지인과 손님으로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곳을 가고서야 그가 말했던 소리가 나지 않는 키보드가 펜더 로즈임을 알게 됐고 절규했다. 기껏해야 커즈와일일 줄 알았는데 펜더 로즈였다니 ㅠㅠ 펜더 로즈도 연주자들의 꿈의 키보드 중 하나다.
펜더 로즈라, 수리가 해외에서만 가능해서, 그래서 음 두 개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펜더 로즈를 쳐보고 싶다는 깊은 후회와 함께, 한편으로는 아직 펜더 로즈가 어울리는 내 곡이 없다는 사실이 안도가 되기도 했다.
결국 브래드 멜다우의 악보는 버리지 않고 연습해보기로 했다. 부산의 지인과는 다음 방문엔 꼭 펜더 로즈를 쳐보기로 다짐하며 헤어졌는데, 그때 이 곡을 연주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