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Caroline, No
Brian Wilson - Caroline, No
무라카미 하루키 - 안녕을 말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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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마지막 날, 카우아이 섬의 노스쇼어는 노을이 너무나 멋있고 아름다웠다. 선명한 오렌지색의 덩어리가 산등성이 너머로 지금 막 숨으려 하고, 바다도 구름도 같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는 석양을 보기 위해 정처 없이 차를 몰았다. 라디오에서는 마침 브라이언 윌슨의 명곡 <캐롤라인 노>가 흐르고 있었다. 듣고 있자니 가슴이 울컥 뜨거워지면서 한참 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20세기가 가는 것에 대해 그때까지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저 달력상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 거라고 내심 생각했다. 그러나 그 노래를 듣고 있자니, ‘지금 이렇게 하나의 거대한 시간 덩어리가 이별을 알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고 점차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캐롤라인 노>를 처음 들은 것은 열여섯 살 때였다. 그때는 솔직히 이 노래가 좋은지 몰랐다. 지금은 알고 있다. 절절히 알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의 20세기가 지나갔구나, 라는 것을 실감했다. 물론 대단치는 않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나는 20세기에게 그 나름의 배경에 음악까지 곁들여 개인적으로 멋있게 작별을 고했던 것 같다. 뭐, 가끔은 그럴 때도 있다.
나는 아름다운 노스쇼어에 있지도 않고, 세기가 바뀌는 중요한 지점에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해가 바뀌는 것을 하루키의 표현처럼 그저 달력상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복되는 시간의 경과를 내 손을 떠난 무언가처럼 무심히 반쯤 떨어져 지켜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2021년은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해였다. 다가올 2022년은 더 단단해져 결실을 보는 해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해지는 모습을 보며 20세기와 21세기 언저리에서 상념에 잠겼을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린다. 그가 들었던 음악과 함께 나도 내 나름의 인사를 건넨다. 안녕 2021년, 안녕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