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산책하는 침략자
지구 밖 생명체가 지구로 와 사람의 몸을 빼앗고, 그 몸을 빌려 언어 너머에 있는 지구의 '개념'을 빼앗으려 한다. 몸을 빼앗긴 이의 가까운 이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외계인에게 잠식당한 것을 모른 채 단지 사람이 조금 변한 것 같다는 느낌만을 받는다. 그러다 점점 개념을 뺏는 행동에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사랑하는 이 혹은 지구의 안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초반에 몰아치는 강렬한 사건과 달리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느슨해져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짜임새가 좋아 억지스럽지 않았고, 글이 어렵지 않아 편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개념을 빼앗긴 이는 다시는 그 개념을 알지 못하게 된다. 어딘가 비어버린 인간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오싹했다. 마지막 반전은 뻔했지만,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면 그게 무엇이든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