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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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라라랜드

대중적으로 너무 크게 성공한 작품은 그 상업적 성공 때문에 오히려 예술적 평가가 절하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라라랜드의 엄청난 흥행을 지켜보며 유명세보다는 그저 그랬던, 대중의 취향을 파악해 잘 만들어낸 상업 영화 정도로 분류해두고 있었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스토리를 전부 까먹은 채로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덕분에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같았는데, 심지어는 남자 주인공인 세바스찬이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사실마저도 잊고 있어, 그로 인해 등장하는 델로니우스 몽크나 빌 에반스, 찰리 파커, 존 콜트레인와 같은 재즈 뮤지션의 이름이 못 견디게 반가울 정도였다.

내러티브는 그 정도로 생경했지만, 영화의 음악을 전부 알고 있는 덕에 기묘한 감상을 하게 됐다. 음악이 나오는 장면마다 한때 아주 가깝게 지냈지만 자연스럽게 멀어져 버린, 오래 잊고 있던 친구들을 차례로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들의 모습은 변했지만, 한편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 나를 반겨주었다)

라라랜드를 다시 보기 전까지는 흔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고, 꿈 이야기였다. 각자의 꿈에 관한 영화였다. 그 관점으로 보니 의아했던 엔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 클럽에서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치며 두 사람의 첫 만남(실제로는 두 번째 만남이지만)으로 돌아가는 플래시백 장면은 영화의 핵심이었다.

누구에게나 시간을 되돌려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과거로 돌아가 내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때 그랬더라면, 지금 우리는 이럴 수 있었을까라고 한껏 상상해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상상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긴 상상을 끝내고 현실로 돌아온 세바스찬이 미아를 향해 지었던 미소는 '우리'의 과거를 아름답게 갈무리해주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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