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농담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2 years ago

스크린샷 2022-06-23 오전 9.56.37.png

야로밀 이레시 - 농담

루드비크는 헬레나를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는 헬레나의 남편 파벨 제마네크로 인해 고초를 겪은 바 있다. 대학생 시절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 학생연맹 소속이던 둘은 절친한 사이였다. 어느 여름, 방학을 연인과 보내길 바란 루드비크는 당시 연인 마르케타가 자기 대신 공산당 연수를 택하자 엽서에 "트로츠키 만세!"라는 농담을 섞어 보낸다. 문제는 파벨이 이를 빌미로 루드비크를 당과 학교 모두에서 퇴출당하게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이후 강제 노역 부대에 끌려간다. 하지만 헬레나를 유혹해 파벨에게 복수하려는 루드비크의 계획은 우스꽝스럽게 뒤틀리고 만다.

영화제에서 본 밀란 쿤데라 섹션의 두 작품은 모두 중요한 테마가 '복수'였다. <나, 슬픔에 잠긴 신>과 <농담>은 남자 주인공이 과거의 원한으로 인해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복수의 대상은 보통 여자다). 끝내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복수에 성공하지만 그로 인해 복수의 대상과 자신에게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남기게 된다.

과정을 지켜보는 흥미진진함, 그 안에서 일어나는 우스꽝스러운 전개, 복수가 성공했을 때 느끼는 쾌감, 그 후 오래 이어지는 찝찝한 느낌. 두 편의 영화를 보며 공통으로 느낀 감정이었다. 남을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의 크기만큼 자기 자신도(어쩌면 자신이 더) 파괴되는 것일까?


IMG_5082.jpg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3
JST 0.033
BTC 61915.54
ETH 3000.10
USDT 1.00
SBD 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