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슬픔에 잠긴 신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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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닌 카흘리크 - 나, 슬픔에 잠긴 신

아돌프는 뭇 여성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만큼 매력 넘치지만 정작 자신이 관심 있는 이의 사랑은 받지 못한다. 그가 좋아하는 건 풋내기 오페라 가수 야니치카. 하지만 그녀는 유명인에게만 관심이 있다. 어느 날 그리스인 파르티잔 아포스톨레크를 알게 된 아돌프에게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를 멋있게 꾸며 야니치카에게 그리스에서 온 작곡가라고 속여 소개할 계획이다. 자신을 무시하는 야니치카에게 복수하기 위해 시작된 이 속임수는 그러나 아돌프의 계획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이번 영화제 밀란 쿤데라, 문학과 영화 사이 섹션에 있었다.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읽은 적은 없지만, 이 섹션의 영화를 몇 편 보고 싶었다. <나, 슬픔에 잠긴 신>은 밀란 쿤데라의 미발표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밀란 쿤데라'라는 이름 때문에 진지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이어진다. 흑백의 오래된 영화지만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흘러가는 이야기에 자연스레 집중하게 되고 보다 보면 자꾸 피식- 웃음이 나온다. 계속 웃다가 영화가 끝나고 씁쓸해진다. 영화의 제목이 처음과는 다른 묵직한 인상으로 마음에 남는다. 가벼운 이야기가 가볍지만은 않아진다. 오히려- 가벼웠기에 사람을 찝찝하게 만드는 지점이 더 도드라진다. 그런 이야기의 힘을 느끼며 그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인지 어렴풋이 알게 됐다. 아직도 선뜻 손이 안 가긴 하지만, 그의 책을 끝까지(몇 번 시도하다 실패했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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