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62

8일만에 밭에 갔다.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오늘 애들이 잘 크는지 궁금했고 애기무청도 조금 솎아 주었다. 호리호리한 무우도 있고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한 무우들도 있다. 그러나 무청은 제법 자라났다. 일주일 후면 훨씬 자라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땅이 너무 딱딱하다. 채석장의 돌무더기 부시는 느낌이지만 작년처럼 방치하지 않고 틈틈히 갈아주다보면 무우가 땅 깊숙히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위에는 강화 순무이고 아래는 일반 무우이다. 맨손으로 무청을 뽑다보면 제법 성깔이 있어서 따갑다. 그래서 장갑을 껴야한다. 살짝 데친후에 된장에 버무리고 양파 송송, 고추 조금, 마늘과 소고기에 쌀뜬물 넣고 끓이면 시원한 새끼 시래기국이 된다. 작년에는 라면에 함께 넣어서 맛있게 끓여먹었는데 요즈음 아버지 혈당치가 높기 때문에 그냥 시래기국만 만들어 먹을 것이다. 내일 추석 국거리는 이렇게 해결되었다.

가을 밭을 정리할때 잡초와 함께 부추 일당들은 완전히 사라졌는 줄 알았는데 오늘 와서 보니 또 올라왔다. 그래서 부추가 간에 좋다고 하는가 보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고 질기니 장기중에 이식이 가장 잘되고 재생력이 뛰어난 간과 다를바 없다. 내가 심은 것도 아닌데 작년부터 계속 그자리에서 나고 또 나고 한다. 내년 봄에 다시 무럭무럭 자라날 것임에 믿어 의심치 않을 부추이다. 내년에는 작심하고 부추국도 끓여먹어야 겠다. 부추전 해먹을 생각만했지 부추국 끓일 생각을 안했다. 야생초와 함께 이 자리의 터줏대감이 되어가고 있다.

내일 국거리 손질을 마무리했다. 데쳐서 숨이 죽으면 양이 얼마 안된다. 시래기국 맛있게 끓여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