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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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로 출가한 친구가 틈틈히 한두장씩 사진을 찍어서 보내온다. 동백꽃이 떨어지는 장관을 꼭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반갑게도 보내주었다. 행자이기때문에 핸드폰을 쓰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이곳 저곳 찍는 것을 보면 "감히 행자 주제에!"라고 말하는 개스님들이 몇몇 있어서 눈치보여서 대놓고 못찍는다고 한다. 아무리 영성 공동체라고 하더라도 마음에 맞는 사람들만 모이기는 쉽지 않다. 쓸데 없는 권위의식으로 똘똘 뭉쳐진 스님들 몇몇 때문에 가끔씩 세속에서 욱하는 감정을 내리누를 때가 꽤 있지만 원래 그르치하며 넘어간다고 한다. 이친구 승질을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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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료 출가행자들 사진을 보내왔는데 생각보다 나이든 분들이 많아 보였다.

응 27명중에 은퇴출가분이 6분정도계시고 나랑동갑이 3명정도 20대두명 30대 5명정도 나머진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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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벗꽃처럼 작은 바람에도 꽃잎이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떨어지는 것과 달리, 그런데 바람에 난자당하여 나무에 매달려 있는 초라한 벗꽃 모습보면 허망함을 자연스럽게 느끼지만, 그렇게 이쁜 상태 그대로 대가리가 댕강 짤려 떨어질 때 큼지막하니 후두두두둑! 날씨도 우중충하데 그 광경을 바라보면 괜시리 슬픈 감정이 일어난다고 송창식 아재는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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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보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푸른 새싹이 돗아나는 봄 땅에 흐트러져 펼쳐져있는 동백꽃 대가리 군락이 마치 새롭게 피어난 빨간 꽃밭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슬픔이 아름다움으로 변태되었다고 할까?

일체유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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