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를 쓸모있게 쓰면 인싸가 된다 2

오늘은 글쓰기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엔 ‘일단 앉아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글쓰기를 잘하려면 가장 중요한 건 앉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앉으면 엉덩이가 글을 씁니다. 그럼 오늘 두 번째 시간의 주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글쓰기를 잘하려면 일단 첫 문장을 써야 합니다. 무얼 쓸지 생각나지 않는다면 아무거나 오늘 있었던 일이라거나, 그냥 갑자기 머리에 떠오르는 걸 적습니다. 그렇게 첫 문장을 적고 나면, 첫 문장을 설명하는 두 번째 문장을 적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장을 설명하는 세 번째 문장을 적는 겁니다. 네 번째 문장은 역시 세 번째 문장의 연장선에 있으면 됩니다. 그럼 하나의 단락이 탄생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단락이 만들어지면, 두 번째 단락은 첫 번째 단락의 연장선에 있으면 됩니다.

보통, 첫 문장을 잘 쓰지 못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이 소재가 과연 글이 될까?’라는 걱정이라거나 ‘내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걱정, 그리고 ‘내 실력에 무슨 글’ 같은 다양한 걱정이 첫 문장을 쓰지 못하게 합니다. 일단 두려움을 없애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첫 문장 쓰기의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일단 첫 문장을 쓰는 겁니다. 자리에 앉았으니 첫 문장을 써보세요. 그럼 두 번째 문장에 자동으로 따라나올 것입니다.

글이 이상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은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글쓰기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조언은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입니다. 원래 초고는 쓰레기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초고도 모두 쓰레기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들도 한결같이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말합니다. 원래 초고는 개판인 게 정상입니다. 초고를 완벽하게 쓰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전문 작가도, 직업 작가도, 노벨상 받은 작가도 초고는 개판으로 씁니다. 그러니까 두려워할 게 전혀 없습니다. 직업 작가도 초고가 개판인데 아마추어 작가가 초고부터 완벽하게 쓰려는 것부터가 이미 잘못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완벽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지금 제가 쓰는 이 글의 초고도 개판입니다. 써놓고 읽어보면 고치고 싶은 곳이 어마어마하게 보입니다.

그럼 쓰레기를 올리냐고요? 블로그니까 괜찮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땐 그냥 마음 편하게 초고를 올리시면 됩니다. 나중에 책으로 출판한다거나 정리가 필요할 때 퇴고하면 됩니다. 제가 제 첫 소설 ‘사랑은 냉면처럼’ 초고를 2달만에 썼습니다. 그런데 퇴고를 2년이나 했죠. 초고는 원래 생각나는 대로 마구마구 손꾸락 아플 때까지 키보드를 뚜들기면 됩니다. 그럼 하나의 글이 나옵니다. 퇴고는 나중에 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초고를 쓰는 사람과 첫 문장의 두려움 때문에 초고를 못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두려움 없이 마구마구 키보드를 두드린 사람은 하나의 글을 완성할 수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은 글을 쓸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전문 작가도 아니잖아요. 좀 이상하게 쓰면 어떤가요? 글이 개판이면 어떤가요? 아마추어 작가인걸요.

운전면허증도 처음 따면 차 뒤에 ‘초보운전’이라고 붙이고 다닙니다. 그럼 사람들이 양보도 해주고 운전이 미숙하더라도 이해를 해줍니다. 우리는 아마추어 작가입니다. 아마추어 작가의 초고는 누구나 이해해줍니다. 그 글을 가지고 맞춤법이 어떻다느니 문장이 개판이라느니 욕할 사람은 없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쓰세요. 우리는 모두 아마추어입니다. 아마추어라서 괜찮습니다.

모든 글은 첫 문장에서 탄생합니다. 이 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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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글을쓴다...... 저는 엉덩이가 일을 하는거 같아요~ ㅎㅎ

저는 엉덩이가 일은 안 하고 글만 써서... 걱정입니다. ㅎㅎㅎ

일단 앉아라

싫어요! ㅎㅎ 저야 뭐 글쓰기로 먹고 살 인생도 아니고...

지금도 엄청 잘 쓰십니다. ^^

전 정리없이 내키는대로 글을 쓰다보면 방향성을 잃고 왔다갔다 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ㅋ

원래 초고는 생각없이 엉덩이로 마구마구 쓰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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