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History: 조선에서 가장 널리, 오랫동안 사용된 화폐, 상평통보.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원래 오늘은 예정대로 중앙은행의 등장과 중앙은행이 주조하는 법정화폐에 대해서 다루어볼까 했습니다만, 우리가 살고있는 한반도에도 화폐가 있었기에 이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상평통보가 유통된 시기만 보더라도, 17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까지니 시기상으로도 가장 적절한 거 같습니다.

상평통보는 왜 발행이 되었나?

전용덕 교수의 <신분제와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 따르면, 상평통보 발행 동기에 대한 한국 역사학자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1. 상평통보를 발행함으로써 경제거래를 활발하게 하려는 공익의 목적.
  2. 왕조정부의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실 어느 한 쪽 이라고 주장하기 힘든 것이, 대부분 화폐의 발행 동기에 있어서 공익과 순수한 경제적 동기가 둘 다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상평통보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이고, 이러한 가치하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1724년에는 2전, 1752년에는 1전7푼, 1757년에 1전2푼).

당시에 우의정 유경영은, "오늘날 국가의 예산이 바닥이 나서 국가의 재정을 담당하는 신하가 지탱해 갈 대책이 없으므로 전화를 사용해 보자는 의논을 하게 된 것이니, 우선 시험해 보는 것도 불가한 일은 아닐듯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즉, 상평통보는 전적으로 왕조정부의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서 도입이 되었다는 겁니다.

호조 판서 김신국 역시 국가의 재정이 바닥이 났을 때 제시한 세 가지 방안 중 하나로 전폐를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말로는 공익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화폐 발행에 따른 이득, 즉 시뇨리지를 획득하기 위하여 화폐를 발급하려했던 것이죠.

상평통보의 결과

만약 왕권정부의 상평통보 발행 동기가 전자가 아니라 후자라면, 상평통보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상평통보의 가격은 당백전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해서 떨어지게 됩니다.

매년마다 상평통보는 대략 88,000 상평통보씩 발행이 되었지만, 이정도의 수량이 180년동안 매년 주조가 되었습니다. 상당한 양의 상평통보가 조선에서 발행되고 유통되었던 것이죠. 이뜻은 조선의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해주지 않는다면, 조선에 유통되는 재화들의 가격이 필연적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가장 편한데요. 왕조정부는 무려 180년동안 자신들의 재고를 충당하기 위해서 일반 서민들의 재산을 빼앗아간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시뇨리지를 통해서). 돈을 풀어내서 재정을 충당하고, 빈익빈 부익부를 더 심화시키는 것은 요즘 중앙은행과 다를바가 없어보이네요.

그렇다면 왕조정부는 어땠을까요? 상평통보를 발행함으로써 시뇨리지를 가져가고 이를 통해서 이득을 봤는데. 1679년도와 1731년도는 수익률이 50%에 달했습니다. 상평통보 이전에는 민간이 화폐를 주조할 수 있다가 상평통보 이후에는 국가가 독점을 했던 시기이니, 화폐를 독점해서 얻어가는 시뇨리지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던 것이죠.

오늘날 우리는 중앙은행에 감사하는 잘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감사해야 하는 건 중앙은행 입니다. 그들도 지금 법정화폐를 독점해서 생산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부를 축적하겠습니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이젠 조선시대 사람들처럼 바보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중앙은행의 정책이나, 연준의 정책을 보고도 아무런 생각을 안하는 걸 보면, 아직까지 사고방식은 조선시대에 남아있는 거 같습니다. 이제는 중앙은행이 뽑아내는 법정화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rothbardianism

참고문헌

선조실록 99권

인조실록 10권

효종실록 17권

신분제와 자본주의 이전 사회 - 전용덕

킵잇 화폐의 역사 시리즈
KEEP!T History: 태초의 화폐는 이미 암호화폐의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KEEP!T History:주조화폐의 등장을 통해 보는 화폐의 특성
KEEP!T History: 지폐의 등장, 화폐가 신뢰의 징표인 이유
KEEP!T History: 화폐와 전쟁, 그 악연의 시작.
KEEP!T History: 돈의 진화, 은행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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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평통보는 조선에서 가장 오래 널리 사용된 화폐는 맞습니다만, 최초의 화폐는 아닙니다.

발행시기도 1633년에 최초발행 되어 1678년 숙종 말기부터 조선 전역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상평통보 이전에도 종이돈인 저화, 조선통보, 십전통보 등이 발행되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사안 대로 수정하겠습니다!

앗 감사합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썼어야 했는데. 지적 감사합니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베네수엘라가 떠오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나의 좋은 지식을 이 아침 가져 갑니다
고맙습니다 ㅡ ㅡ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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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부를 거머쥐기 위해선 중앙정부에 수장이 되는 일 같네요..한편으로 그런 힘을 가진 자들이 부럽네요..sns에서 우리는 열심히 소통하며 가상화페를 아주 조금씩 쌓아가는 재미로 사는데..그네들은 찍어내고 쟁취하고 떵떵거리고..중앙은행 총재가 될 수 있는 길은 내게 없는 건가..ㅋ

중앙은행의 총재가 되시려는 마음 말고, 모두가 각자의 중앙은행이 되는 것을 추구하시는게 어떨까요? ㅎㅎ

이제는 암호화폐가 대세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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